변호사 윤경/수필

[사우나(Sauna) 예찬]【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4. 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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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Sauna) 예찬]【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배출의 즐거움>

 

인생에는 3락(樂)이 있다고 한다.

측상락(厠上樂), 마상락(馬上樂), 복상락(腹上樂)이다.

 

측상락(厠上樂)이란 배설의 즐거움을 말한다.

측간(厠間)은 뒷간이다.

말(馬)을 타는 것(馬上樂) 이상으로

‘뒷간’ 위에 앉아 있는 즐거움(厠上樂) 또한 크다.

 

나는 ‘dung’ 보다는 ‘땀’을 배출하는 것이 짜릿하고 즐겁다.

운동으로 땀을 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사우나(Sauna)에서의 강제배출도 아주 좋아한다.

땀을 흘리면,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느낌 들어 상쾌하다.

 

달구어진 후라이팬에 놓인 버터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바라본 후부터 뜨거운 사우나 룸에서 잔뜩 기대에 부풀어 쭈그려 앉은 채 모래시계를 노려보는 습관이 생겼다.

“내 지방 덩어리는 뜨거운 열에 잘 녹아내리고 있을까.”

그런데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물리수업 시간에 배운 또 하나의 법칙이 있으니 열을 가하면 모든 물질은 팽창한다는 것이다. 지방 덩어리도 팽창할까?

 

어떤 것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아마도 열기로 두뇌가 쪼그라들기 때문 일꺼다.

 

사우나실에서 혼자 있기 좋아하는 나에게 불편한 점도 있다.

가끔은 갑자기 사우나 문을 열고 복부비만 아저씨가 들어 온다.

옆에 있는 수건을 낚아채어 아랫도리를 가리기 바쁘다.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담뱃불 좀 빌릴까요?”

말 걸기에 가장 안전한 이 수법도 사우나에서는 소용이 없다.

 

경험상 복부비만 아저씨는 자주 방구를 뀐다.

이런 행위는 비행기에서 수류탄을 터뜨리는 일처럼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우나가 폭발할 수도 있다.

내가 코를 가리면서 킁킁거리면, 아저씨는 미안한지 옆의 월풀(Whirlpool)탕으로 들어간다.

월풀탕에서 유황냄새가 가볍게 날 때마다 그 물이 반드시 온천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친다.

 

오늘 오전에는 운동 후 사우나에 갔다.

사우나실에서 막 나가려는데, 안경 쓴 호리호리한 아저씨가 들어온다.

사우나실에 안경쓰고 들어오는 분도 있구나.

안경알이 뿌옇게 뒤덮이고, 안경테는 벌겋게 달아올라 코에서 녹아내리기 일보직전이다.

참을성 없어 보이는 홀쭉이 아저씨가 곧 나가려니 생각하고, 그 분이 마칠 때까지 버티기로 했다.

1분, 3분, 5분...

점점 정신이 혼미해 진다.

오늘은 사우나실에서 ‘오래 버티기 상대’를 잘못 잡았다.

 

그래도 여전히 사우나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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