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이별은 낯설고 고통스럽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7. 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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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낯설고 고통스럽다.]【윤경변호사】

 

<인정하고 싶지 않고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죽음의 이별>

 

어제 아는 친구의 본인상 부음을 들었다.

믿어지지 않는다.

 

몇 달 전에는 15년간 같이 살던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하늘나라에 있는 깜비의 모습이 영사기의 필름처럼 돌아간다.

 

그토록 많은 죽음을 만나고 그토록 많은 이별을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고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바로 ‘죽음을 통한 이별’이다.

모든 이별은 마치 처음 맞이하는 것처럼 낯설고 고통스럽다.

 

이별을 경험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

여기저기 쓰라리고 온 몸이 욱신거린다.

매년 가을마다 제 몸에서 나뭇잎을 묵묵히 떼어내는 나무는 어떻게 그 아픔을 견뎌낼까?

 

어느 날 절망이 들이닥친다.

‘사랑하던 사람’이 영영 떠난다.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린다.

그 울음은 자라나 빛나는 눈을 뜨고 밤을 쏘아보는 슬픈 고양이가 된다.

 

해질녘 나무 울음소리를 피해 마음의 보금자리로 피신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을 딛은 그 힘으로 기운을 얻어 온다.

 

이미 깊이 물들어 있다.

어떤 강력한 세제로도 추억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는다.

 

미안하고 후회가 된다.

같이 있었을 때 조금만 더 충실하고 조금만 더 많은 것을 나누었다면, 지금처럼 아프지 않을 텐데.

이별을 낯설고 고통스럽게 만든 것은 바로 자신의 무관심과 이기심이다.

 

<이별을 대하는 자세>

 

“갈 사람은 가는 거고, 남은 사람은 살아야지.”

예전에 어른들이 하신 말이다.

후회와 죄책감 따위에 사로 잡혀 소중한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는 뜻일 게다.

 

삶이 더욱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죽음이 강으로 내몰린 그 순간이다.

죽음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세상이 보여주는 최상의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일을 놓치는 것은 어리석다.

삶은 하나의 기회이고, 아름다움이고, 즐거운 놀이다.

그것을 붙잡고, 감상하고, 누리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린 일이다.

 

살면서 무수한 이별을 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무리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쉽지만 따뜻한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잘 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