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판결(2) - Cohen v. California 사건(403 U.S. 15(1971)](윤경변호사)

 

 

[흥미로운 판결(2) - Cohen v. California 사건(403 U.S. 15(1971)]

 

재판에서는 품위를 위하여 사용하기를 꺼려하는 단어들이 있다.

 

Cohen v. California 사건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전통을 보여준다.

 

반전 운동가 Paul Cohen은 “Fuck the Draft”(‘draft’는 미국 연방정부가 월남전 수행을 위하여 실시하였던 ‘징병제’를 의미한다)라고 쓰인 상의를 입고 법원 건물로 들어갔다가, “불쾌한 행동(offensive conduct)에 의하여 악의적 또는 고의로 평온을 해하는 것”을 금지한 주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료 30일의 처벌을 받았다.

 

이 사건이 연방대법원에서 심리되면서 표현의 자유(수정헌법 1조) 쟁점이 제기되었다.

 

대법관들은 법정의 품위와 전통을 지키기 위하여 구두변론 중 ‘fuck’이라는 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만, 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대표로 Cohen의 변호인이 된 Melville B. Nimmer는 적어도 한 번쯤은 문제의 표현을 생생하게 옮겨지기를 원했다.

굳이 문제된 표현을 피한다는 것은 곧바로 그 말이 입에 담을 수 없고, 또 담아서도 안 될 말이라는 검사의 주장을 자인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대법원장의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였다.

“대법원장님의 제안에 따라 사실관계는 매우 간략하게 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 젊은이가 한 일이라고는 … ‘Fuck the Draft’라고 쓴 재킷을 입고 법원의 복도를 걸어들어 온 것뿐입니다.”

 

나머지 구두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대법원장 버거의 목소리에는 노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할란 대법관이 적은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fuck’이라는 단어를 ‘4-letter word’라고 부르면서, 이 단어는 미국사회에서 단일한 단어로서는 가장 공격적인 말이고, 상스럽고 불경한 종류의 말 중 가장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 표현이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표현에 관한 이론을 정확하게 서술하고 있다.

 

“많은 언어적 표현은 이중적 의미전달의 기능을 갖는데, 그것은 상대적으로 정확하고 공평한 설명 뿐 아니라 달리 표현될 수 없는 감정도 전달한다. 사실상 단어를 선택함에는 그 인지적 효과(cognitive force)만큼 그 감정적 효과(emotive force)도 고려된다. 헌법이 개인에 의한 인지적 내용에 관해서는 열심인 반면, 전체적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서 실제적으로 더욱 중요한 요소인 감정적 기능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견해를 우리가 받아들일 수는 없다. […] 마지막으로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진행 중에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위험 없이 특정한 단어를 금지할 수 있다는 손쉬운 가정에 빠질 수 없다. 정말로 정부는 인기 없는 견해의 표현을 금지하기 위한 편리한 위장으로서 특정한 단어의 검열에 착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단어와 다른 공격적(offensive) 단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우리들 사이의 가장 까다로운 정도의 문법적 적합성의 선에까지 공적 토론을 정화할 권한을 정부가 갖지 못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만약 우리가 이 사건을 지지해야 한다면(원심의 판단을 지지한다는 의미), 그러한 결과를 막을 수 있는 확인된 일반적 원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이 특정한 네 글자 단어가 그러한 종류의 단어 중 가장 혐오스런 것일지라도 한 사람의 저속함(vulgarity)은 다른 사람에게 서정(lyric)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