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일본 대자연 속 트레킹하기(8)]<눈보라와 비바람이 몰아치는 눈 속에서 뇌조(雷鳥)를 만나다.> 【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8. 10. 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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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자연 속 트레킹하기(8)]<눈보라와 비바람이 몰아치는 눈 속에서 뇌조(雷鳥)를 만나다.> 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눈보라와 비바람이 몰아치는 눈 속에서 뇌조(雷鳥)를 만나다.>

 

 

인생은 불공평하지만, 신은 공평하다.

누구에게나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는다.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잔뜩 꼈다.

비조다이라에서 가장 높은 장소인 무로도(2,450m)를 가는 도중에 보고 싶었던 설벽(Snow Wall)은 강풍과 비바람으로 붕괴위험성이 있다고 해서 접근도 못했다.

무척 아쉽다.

 

 

무로도 설원에 이르자 엄청난 강풍이 몰아친다.

스위스의 융푸라우나 마테호른 봉우리에는 바람이 전혀 없는데 말이다.

 

이 곳은 온통 눈인데다가 날씨도 흐리고 정말 춥다.

 

눈 덮힌 설원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혹한 때문인지 걷는 사람도 거의 없다.

 

 

30분 정도 걸었는데, 갑자기 눈보라와 비바람이 몰아친다.

우산을 폈지만, 이내 뒤집어 지고 우산살이 휘어진다.

눈길이 미끄러워 걷기 힘든데다가 주변에 사람도 없어 겁이 난다.

 

일단 몸을 낮추고 우산으로 머리와 얼굴을 가려 비바람을 막았다.

손이 얼어 붙는다.

동상에 걸릴 것 같다.

 

10여분 정도 지나자 비는 그쳤지만, 강풍은 여전하다.

 

그런데 갑자기 꾸루룩하는 이상한 소리가 공중에서 들린다.

처음에는 눈사태인줄 알았다.

 

 

그런데 하얀 눈 위에 새 한 마리가 앉는다.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뇌조(雷鳥)’.

 

눈보라와 비바람 속에서 뇌조가 나타나다니!

겨울 눈 속에서는 정말 보기 힘들다는 뇌조가 바로 1미터 앞에서 도망가지도 않고 알짱거린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신기하고 반갑다.

 

 

1996년과 1997년에 연속으로 두 번의 홀인원을 했을 때보다 더 기쁘다.

홀인원을 하면 행운이 3년을 간단다.

6년간 정말 그랬던 것 같다.

 

뇌조를 만난 행운은 얼마나 지속될까?

내가 원래 이런 미신을 잘 믿는다.

 

 

그런 행운에도 불구하고 내려오는 길은 내내 비바람이다.

홀딱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