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요즘은 한정식 집에서 컨퍼런스를 한다.]【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8. 9. 1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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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한정식 집에서 컨퍼런스를 한다.]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오늘 열린 컨퍼런스(conference) 장소가 덕수궁 옆 한정식집 “달개비”란 곳이다.
음식점에서 토론을 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회의를 할 수 있는 컨퍼런스룸이 있고, 토론을 마친 후에는 그 자리에서 막바로 한정식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시내 중심부인데도 한가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다.

최종보고서 마무리를 위한 마지막 회의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환경소송에서의 리딩케이스인 ‘특정 대법원 판례’에 대한 의문점과 비판으로 열기가 뜨겁다.

대법원 판례의 권위와 무게는 엄청나다.
그래도 의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믿고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크기가 너무나 압도적이라 하더라도, 진실의 이면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의심해 봐야 한다.  

사실 나 역시 법관 시절에 판사로서 대법원 판례를 비판하는 논문을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급심 판사들이 믿고 따라야 하는 금과옥조이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따라야만 하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사람들이 믿는 것을 그대로 믿고 따라 하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심적 위안을 준다.

괜히 분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내가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행동한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며, 또한 수없이 검증되었을 것이다.
종교와 전통, 윤리와 관습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우리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지켜져 왔던 약속 아니던가?
먹고사는데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각박한 시대 아닌가?
절대 다수가 믿고 행하는 것들까지 하나하나 의심하고 고민하면서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다.
그 시간에 한 개라도 더 공부하고 더 열심히 일하는 게 낫다.
 
한때 나는 어른들의 이런 말에 수긍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님을.
생각보다 많은 사회적 담론 속에 자생적으로 자라난 비합리성이 있음을.

독일의 통일에 기여하였고 철혈 재상이라 불리는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k)는 한때 러시아 대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언젠가 그는 러시아 황제인 알렉산드르 2세를 예방하는 자리에서 이상한 모습을 발견했다.
피터스부르크(Petersburg)에 있던 궁전 정원의 한적한 곳에 군인들 몇 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던 것이다.
특별히 중요한 시설이 있거나 누군가를 경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으니 비스마르크의 날카로운 눈에는 그 모습이 이상하게 비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황제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러나 알렉산드로 2세 역시 그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신하에게 물었다.

신하 역시 알지 못해서 경비장교에게 물었지만 그도 왜 경비병들이 궁전 정원에서 보초를 서는지 몰랐다.

그러다가 어떤 사령관이 나와 황제에게 아뢰었다.
“그 것은 예전부터 내려온 관습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도 그 관습이 왜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황제는 사령관에게 당장 조사해서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조사를 완료하는데 꼬박 3일이 걸렸다.
알고 보니 그 유래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단순했다.

때는 80년 전 캐서린 대제(예카테리나 2세)가 집정하던 시기였다.
알다시피 러시아의 겨울은 매우 길고 혹독해서 긴 겨울이 끝나고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설렌다.
하루는 캐서린 대제가 창문 밖을 내다보다가 언 땅을 뚫고 나온 갈란투스 꽃을 발견했다.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캐서린 대제는 경비병을 시켜서 누구도 그 꽃을 꺽지 못하도록 명령했는데, 바로 이것이 아무도 없는 정원에서 보초를 서게 된 연유였다.
그 후 ‘아무도 그 명령을 중지시킨 사람이 없어서’ 무려 80년이 지나는 동안 경비병들은 왜 자신이 정원을 지키는 보초를 서는지 물어볼 생각도하지 못한 채 그저 관습이라는 이유로 그것을 따랐다.

이렇게 유래조차 알려지지 않은 관행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우리 주위에는 명령을 중지시킨 사람이 없어서 이유도 모른 채 아직도 정원을 지키고 있는 호위병이 많다.

로마의 황제 철학자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nus)는 말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을 하면, 되도록 ‘이 사람은 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해 보는 습관을 지녀라. 그러나 그 전에 그대 자신이 먼저 실행하여 경험을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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