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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과거사정리기본법(과거사정리법)과 장기소멸시효>】《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를 상실한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 상속인들이 위 분배농지에 관한 손해..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3. 1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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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과거사정리기본법(과거사정리법)과 장기소멸시효>】《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를 상실한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 상속인들이 위 분배농지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는데, 위 채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문제된 사안(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238865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국가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를 상실하였음을 이유로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사건]

 

판시사항

 

[1]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를 상실한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 상속인들이 위 분배농지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는데, 위 채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에는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가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이었다가 구 농지법(2007. 4. 11. 법률 제835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부칙(1994. 12. 22.) 3조에서 정한 3년의 기간이 지나 소멸하였고, 이에 따라 상속재산분할협의 당시에는 수분배권의 대상재산(대상재산)인 손해배상청구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헌법재판소가 2018. 8. 30. 선고한 민법 제166조 제1, 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4(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결정의 효력이 위 제3, 4호 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소송이 위헌결정 당시까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경우에도 미치는지 여부(적극) 및 위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 또는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를 상실한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 상속인들이 위 분배농지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는데, 위 채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에는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가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이었다가 구 농지법(2007. 4. 11. 법률 제835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부칙(1994. 12. 22.) 3조에서 정한 3년의 기간이 지나 소멸하였고, 이에 따라 상속재산분할협의 당시에는 수분배권의 대상재산(대상재산)인 손해배상청구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 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위 위헌결정의 효력은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이나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위헌결정 당시까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경우에도 미친다. 따라서 그러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 또는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구 예산회계법(2006. 10. 4. 법률 제8050호 국가재정법 부칙 제2조로 폐지) 96조 제2]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 사실관계

 

구 농지개혁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에 따라 이 사건 구로동 일대 토지를 분배받은 사람들(이하 수분배자라 함)의 후손인 원고들이 피고(대한민국)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수분배자들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가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한 수사 등을 통해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위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 청구하여 위 확정판결을 취소하고 수분배자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하 민사재심판결이라 함)이 선고확정되었다.

 

민사재심판결 중 수분배자 중 일부가 이미 사망하였음에도 이를 간과한 채 민사재심판결이 선고되어 민사재심판결 중 그 부분은 당연무효이다.

 

수분배자들이나 그 상속인들은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구 농지법 부칙 제3조에서 정한 1998. 12. 31.까지 농지대가 상환을 완료하지 못하여 분배농지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는 1953. 5.경 상환곡 수령을 위법하게 거부하면서 시작되어 민사재심판결이 확정된 1990. 6. 26. 무렵까지 지속되었다.

 

원심의 판단

 

피고는 위 사망한 수분배자들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 대하여 여전히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피고의 민법 7662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이하 장기소멸시효라 함) 완성 주장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배척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이 사안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함) 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재산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2014헌바148 )의 효력에 따라 장기소멸시효 또는 국가재정법 962항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원심이 위헌결정에 따라 효력이 없어진 규정을 적용한 잘못이 있으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상속재산이 상속개시 후 멸실됨에 따라 상속인이 취득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이다.

 

원심은 이◇◇의 사망 당시에는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이하 수분배권이라 한다)가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이었다가 구 농지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로 제정되어 1996. 1. 1.부터 시행된 것) 부칙 제3조에서 정한 3년의 기간이 지난 1999. 1. 1. 소멸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 당시에는 수분배권의 대상재산(代償財産)인 손해배상청구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또한 김○○, ○○, △△이 분배농지와 관련한 상속지분을 모두 포기하고 이를 원고 이▣▣에게 귀속시키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유효하고, 이에 따라 원고 이▣▣이 단독상속인으로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손해배상청구권 전부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그중 김○○, ○○, △△의 상속지분에 상응하는 부분만이 시효로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피고(대한민국)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피상속인의 분배농지에 관한 권리가 피상속인 사망 후 소멸함에 따라 상속인들이 손해배상청구권을 갖게 된 경우, 그 손해배상청구권을 상속재산의 대상재산(代償財産)으로 보아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한 사례이다.

 

3.  과거사 사건 소멸시효에 대한 판례의 태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7, 박성구 P.124-135 참조]

 

. 이 사건 위헌결정 이전

 

대법원은 이 사건 위헌결정 이전에는 대체로 장기소멸시효(5)가 완성되었음을 전제로,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인지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327604 판결 이래 판례는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경우(권리남용)로서,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한 경우(1유형),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던 경우(2유형),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한 경우(3유형),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경우(4유형)를 들고 있다.

특히 대법원은 과거사 사건 중 사실행위형 사건에 대하여는 제3유형으로 파악하였다.

이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의 제정 등으로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이익을 원용하지 않을 것 같은 신뢰를 부여하였다는 평가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이익을 원용하지 않을 것 같은 신뢰를 부여한 경우에도 채권자는 그러한 사정이 있은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만 채무자의 소멸시효 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다 할 것인데, (이하 생략)].

 

과거사 사건은 625를 전후하여 자행되었던, 재판 없이 행한 불법처형을 비롯한 물리적인 사실행위에 의한 인권침해(사실행위형)와 장기간의 불법구금 및 고문 등에 의한 방법으로 허위자백을 받아낸 후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유죄판결형)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유죄판결형 사건에 대하여는 제2유형으로 파악하였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201844 판결 :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후 국가기관의 위법행위 등을 원인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이다].

 

. 이 사건 위헌결정의 선고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166조 제1, 766조 제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2조 제1항 제3, 42)에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라는 위헌결정을 하였다.

 

* 2(진실규명의 범위)

 3조의 규정에 의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다음 각호의 사항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다.

3. 1945. 8. 15.부터 한국전쟁 전후의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4. 1945. 8. 15.부터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 사로 인하여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 그 밖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사건

 

대법원은 이 사건 위헌결정을 일부 위헌결정으로 보아 기속력을 인정하였고, 그에 따라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을 배제하였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233686 판결 : 이 사건 위헌결정의 효력은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이나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위헌결정 당시까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경우에도 미친다고 할 것이어서, 그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166조 제1, 766조 제2항에 따른 객관적 기산점을 기준으로 하는 소멸시효’(이하 장기소멸시효라 한다)는 적용되지 않고, 국가에 대한 금전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을 5년으로 규정한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 역시 이러한 객관적 기산점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취지의 판시를 한 것으로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238865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 239455 판결,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220380 판결 등이 있다].

 

. 이 사건 위헌결정 이후

 

대법원은 이 사건 위헌결정 이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 4호에 규정된 사건(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대하여 장기소멸시효 적용이 배제됨에 따라 단기소멸시효의 완성 여부만을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에서 쟁점으로 다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이 없는 경우에도 이 사건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는지 문제 될 수 있다.

실제 이 사건에서도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이 없는 사건이라 할지라도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한다면 이 사건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쳐,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위헌결정문의 주문 및 이유에 따르더라도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이 있는 사건에 한정되는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

비록 이 사건 위헌결정의 청구인들은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이 있었던 경우이기는 하지만[다만 헌재 2015헌바440 전원재판부 결정 사건의 경우 과거사위원회 차원의 진실규명결정은 없었고, 국정원 과거사진실위원회의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보고서를 근거로 당해 신청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인용 되었으며[서울고법 2019. 7. 4. 선고 2018재나20224 판결(상고취하 확정)], 재심무죄판결[서울중앙지법 2009. 12. 23. 선고 2008재고합4, 2009재고합27, 28 판결(구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 확정]이 선고되었다], 이는 위 청구인들이 진실규명결정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특수한 사정에서 헌법소원을 청구하였기 때문일 뿐 진실규명결정을 전제로 한다고 해석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장기소멸시효를 배제하여 권리구제를 넓히고자 하는 이 사건 위헌결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진실규명결정이 없는 사건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9231984 판결에서도 원고들에 대한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이 없었음에도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이 라고 보아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을 배제하였다.

 

4. 과거사정리법이 정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 등 부분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 재심사유 여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131-1133 참조]

 

. 관련 규정

 

*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민주화보상법) 18(다른 법률에 따른 보상 등과의 관계 등)

 이 법에 따른 보상금등의 지급 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경우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

 

*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 2006. 3. 24. 일부개정으로 명칭이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로 변경됨)

16(다른 법률에 의한 보상등과의 관계등)

 이 법에 의한 보상금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

 

.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 (= 없음)

 

대법원은 과거 헌법재판소의 이른바 한정위헌 결정(‘~~ 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에 대하여, 법률의 해석권한은 법원에 있으므로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기속력이 없으며,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에서 정한 재심사유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대법원 2001. 4. 27. 선고 95재다14 판결).

 

. 일부위헌결정의 기속력 (= 있음)

 

헌법재판소의 일부 위헌결정(‘~~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의 재심사유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문제가 되는데,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249589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결정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에서 정한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 재판상 화해와 화해의 구별

 

보상금을 지급받을 경우 화해 관련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법률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거나,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는 등 조금씩 다른 규정을 두고 있다.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게 되면 소를 각하하여야 하고,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게 되면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다259363 판결의 이 부분 판시 취지

 

 헌법재판소의 이른바 한정위헌결정(‘~~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에 대하여는 기속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위 법률 규정의 피해  정신적 손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은 이른바 일부 위헌결정(‘~~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으로서 위헌 선언을 통해 법률의 일부를 폐지하는 것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법원에 대한 기속력이 있다[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249589 판결 :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민주화보상법이라 한다) 18조 제2항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에 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과 헌법소원 사건을 병합·심리하여, 2018. 8. 30.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이하 일부 위헌결정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일부 위헌결정은 위와 같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일부인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 부분을 위헌으로 선언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시켜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의 일부가 폐지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결정으로서 법원에 대한 기속력이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민주화운동 관련하여 보상금 지급으로 재판상 화해의 성립을 간주하는 규정에 대해 정신적 손해까지 포함시키는 것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하고 있고, 이는 법원에 대한 기속력이 있는 일부 위헌결정에 해당한다.

 

5.  과거사 사건 단기소멸시효 완성 여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7, 박성구 P.124-135 참조]

 

. 일반론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 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손해를 안 날이라고 함은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함을 뜻하고, 단순한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손해 발생의 사실을 모른 때에는 과실로 알지 못하더라도 소멸시효는 진행한다.

손해의 인식이 있었다고 하기 위하여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무엇인가 손해를 입은 사실을 앎으로써 족하고, 반드시 손해의 정도나 수액을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다.

 

소멸시효가 진행하려면 손해뿐만 아니라 가해자를 알아야 하고, 여기서 가해자란 배상의무자를 뜻하므로, 직접 가해행위자와 별도로 사용자책임국가배상책임 등과 같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할 의무자가 있는 때에는 이러한 사실을 안 때부터 소멸 시효가 진행한다.

결국 손해와 가해자를 안다고 하는 것은 가해자에 의하여 불법행위가 행하여졌 음을 인식한다는 의미하고, 판례도 같은 취지이다(대법원 1989. 9. 26. 선고 88다카32371 판결).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 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 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433469 판결).

 

. 소멸시효 기산점

 

이 사건 위헌결정 이후 대법원은 단기소멸시효와 관련하여 대체로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먼저 진실규명결정이 있는 사건에서는 진실규명결정을 안 날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246573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286925 판결 등).

 

 재심무죄판결이 있는 사건에서는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231625 판결,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232284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276307 판결 등).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06564 판결의 이 사안에서 원고 에 대해서는 재심무죄판결이 있었으나, 원고 , 에 대해서는 재심무죄판결이나 진실규명결정이 없는 상황으로, 원고 , 에 대한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을 언제로 보아야 하는지 문제 된다.

 

원심은 불법행위가 종료된 때, 즉 원고 , 에 대한 불법구금 상태가 해소된 1987. 7.경에는 손해 및 가해자를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06564 판결은 원고 에 대한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된 때(원고 에 대한 유죄 확정판결이 취소된 이후) 비로소 손해 및 가해자를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

 

다. 과거사정리법 적용 사건에서의 장기소멸시효 적용 배제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131-1133 참조]

 

 관련 규정

 

*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진실규명의 범위)

 3조의 규정에 의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다.

3. 1945 8 15일부터 한국전쟁 전후의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사망·상해·실종사건

4. 1945 8 15일부터 권위주의 통치시까지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 그 밖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사건

 

 헌법재판소 위헌결정

 

 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 등 결정 : 민법 제166조 제1, 766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 4호의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소멸시효제도를 통한 법적 안정성과 가해자 보호만을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합리적 이유 없이 위 사건 유형에 관한 국가배상청구권 보장 필요성을 외면한 것으로서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들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한다.

 

 장기소멸시효 적용 배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으로 이른바 과거사정리법 적용 사건에 대하여 국가배상청구권의 장기소멸시효(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의 적용이 배제되었다.

이러한 위헌결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권리남용과 신의칙을 근거로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장기소멸시효 조항에만 위헌결정을 했으므로, 국가배상책임에 단기소멸시효(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는 여전히 적용된다.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인 손해 발생 및 가해자를 안 날은 사실인정의 문제이나, 진실규명결정일(2010. 6. 30.)이 아닌 그 진실규명결정통지서가 송달된 날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정통지서 송달일이 언제인지는 기록상 불명확했던 것으로 보이나, 그날로부터 소를 제기(2013. 6. 18.)하기까지 3년을 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6.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 [과거사정리법 사건 관련 손해배상청구권에 장기소멸시효 적용 가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331-332 참조]

 

. 이른바 구로농지사건

 

이른바 구로농지사건다수의 사건이 진행되었는데, 모두 농지 분배를 받을 권리를 상실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였다.

 

위 권리는 손해배상청구권으로서 당연히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 헌법재판소 2014헌바148 등 결정[과거사 사건에 대한 장기소멸시효 위헌 결정]의 분석

 

결정의 요지

 

결정 요지는 민법 제166조 제1, 766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 4호의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소멸시효제도를 통한 법적 안정성과 가해자 보호만을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합리적 이유 없이 위 사건 유형에 관한 국가배상청구권 보장 필요성을 외면한 것으로서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들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분석

 

위 헌재 결정은 장기소멸시효 규정의 적용이 위헌이라는 것이 아니라 적용하도록 규정한 국회의 입법이 위헌이라는 것이다.

민법의 장기소멸시효 규정은 1960년대 민법 제정 시부터 존재하였다.

 

위 과거사 사건은 1970년대에 발생함. 장기소멸시효 규정을 제정한 행위가 과거사 사건과 관련하여 입법 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였다는 논리는 문제가 있다.

대법원에서 이전부터 계속하여 과거사 사건에서 장기소멸시효 주장을 신의칙 위반으로 배척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가 굳이 위와 같은 논리로 위헌 결정을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위 헌재 결정은 과거사 사건에서 장기소멸시효는 위헌, 단기소멸시효는 합헌으로 판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