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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신뢰관계파괴를 이유로 한 보험계약의 해지, 보험계약자 측의 부당한 행위와 보험계약해지>】《보험계약(계속적 계약)의 기초가 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 인정..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3. 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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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신뢰관계파괴를 이유로 한 보험계약의 해지, 보험계약자 측의 부당한 행위와 보험계약해지>】《보험계약(계속적 계약)의 기초가 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 인정여부(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267020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측의 부당한 행위 등을 이유로 보험계약의 해지를 구하는 사건]

 

판시사항

 

[1] 보험계약 존속 중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 등으로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상대방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보험계약자 측이 입원치료를 지급사유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이를 지급받았으나 입원치료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경우,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 보험자에게 위 해지권에 관한 사전 설명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및 보험자의 위 해지권 행사를 상법 제663조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2호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심사 단계에서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을 밝히지 못하고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위 해지권 행사를 보험계약상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 구체적 사안에서 보험자가 위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3] 보험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가 해당 보험계약의 특약에 관한 것이더라도 그 행위가 중대하여 계약 자체의 유지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 이로 인한 해지의 효력이 보험계약 전부에 미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보험계약은 장기간의 보험기간 동안 존속하는 계속적 계약일 뿐만 아니라, 도덕적 위험의 우려가 있어 당사자의 윤리성과 선의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강한 신뢰관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보험계약의 존속 중에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 등으로 인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은 그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장래에 향하여 그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다.

 

[2] 보험계약자 측이 입원치료를 지급사유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이를 지급받았으나 그 입원치료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경우, 입원치료를 받게 된 경위,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없음을 알면서도 입원을 하였는지 여부,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없는 입원 일수나 그에 대한 보험금 액수, 보험금 청구나 수령 횟수, 보험계약자 측이 가입한 다른 보험계약과 관련된 사정, 서류의 조작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험계약자 측의 부당한 보험금 청구나 보험금 수령으로 인하여 보험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보험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위 계약은 장래에 대하여 그 효력을 잃는다.

 

한편 이러한 해지권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정한 민법 제2조에 근거한 것으로서 보험계약 관계에 당연히 전제된 것이므로, 보험자에게 사전에 설명할 의무가 있다거나 보험자가 이러한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이 상법 제663조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2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에 관한 심사를 하는 단계에서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을 밝히지 못하고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자가 이러한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이 보험계약상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이라고 볼 수도 없다. 다만 이러한 해지권은 보험약관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또 구체적 사안에서 해지사유가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자가 부당한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거나 기지급 보험금을 반환받는 것을 넘어서 보험계약 자체를 해지하는 것은 자칫 보험계약자 측에 과도한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체적 사안에서 보험자가 이와 같은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3] 보험계약은 당사자의 윤리성과 선의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특성으로 인하여 당사자 사이에 강한 신뢰관계를 요구한다. 따라서 보험계약이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로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상대방이 그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당사자의 부당한 행위가 해당 보험계약의 주계약이 아닌 특약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가 중대하여 이로 인해 보험계약 전체가 영향을 받고 계약 자체를 유지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지의 효력은 해당 보험계약 전부에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2. 사안의 요지 및 쟁점

 

.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보험회사)와 피보험자 및 수익자를 각 원고로 하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통원치료가 가능함에도 장기간 입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를 포함한 8개 보험회사로부터 실제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다액의 입원 의료비 등 보험금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는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 약관 제14조 제1항 제1, 3호 등을 근거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이 사건 보험약관 제14(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1항은 피보험자나 계약자의 고의를 원인으로 하여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2항은 이러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존재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행한 허위·과다 입원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제14조 제1항의 피보 험자, 보험계약자가 고의로 보험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에 해당하므로, 같은 조 제2항에 따 라 피고의 계약 해지는 적법하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가 신뢰관계 파괴를 원인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항소이유서가 원고에게 도달한 시점에는 보험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원고가 행한 허위·과다 입원은 실제 질병은 발생했으나 그로 인한 입원의 필요성이 없음에도 입원치료를 받은 경우이므로, 위 약관상 해지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신뢰관계 파괴를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이 전부 해지되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아 상고기각하였다.

 

. 쟁점 : [신뢰관계 파괴를 이유로 한 보험계약(계속적 계약)의 해지]

 

이 사건의 쟁점은, 보험계약 존속 중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 등으로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상대방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이다.

 

보험자인 피고가 보험계약자인 원고에게, 원고가 입원치료를 지급사유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이를 지급받았으나 그 입원치료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이유로 보험계약의 해지 통지를 하자,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보험계약의 존재 확인을 구한 사건에서, 부당 지급 보험금의 액수,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험계약 전부가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사안이다.

 

3. 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의 기초가 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5, 이종욱 P.3-29 참조]

 

. 판례의 태도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계속적 계약에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를 인정하였고, 그 근거로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기도 하였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17826 판결, 대법원 1999. 5. 14. 선고 99106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59629 판결,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258237 판결 등).

 

보험계약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하여 해지를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보험계약에 관하여 직접적인 설시를 한 대법원 판례는 없으나, 보험계약에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 법리가 적용된다는 긍정설의 입장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한 대법원판결이 다수 있다(대법원 2015. 12. 24.201552541 판결, 대법원 2016. 3. 24.201575124, 75131 판결, 대법원 2017. 5. 12.2017209303 판결, 대법원 2018. 2. 28.2017283905 판결, 대법원 2019. 3. 14.2018292500 판결, 대법원 2019. 5. 30.2019212358 판결, 대법원 2019. 7. 24.2019227947 판결, 대법원 2019. 7. 25.2019232185 판결, 대법원 2019. 8. 29.2019228551 판결, 대법원 2019. 11. 28.2019260371 판결, 대법원 2020. 2. 6.2019279801 판결, 대법원 2020. 2. 13.2019292408 판결, 대법원 2020. 3. 27.2019297786, 297793 판결 등).

 

한편 타인의 생명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의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에 대한 신뢰가 깨졌는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보험자는 그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판례가 있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101520 판결).

 

. 표준약관

 

2010년 이후 보험 표준약관에 보험사고 유발과 사기적 보험금 청구 등 중대사유로 인한 해지 조항이 도입되었고, 현재 실무가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건 보험계약은 이러한 보험 표준약관이 도입되기 전에 체결되어 약관에 중대사유로 인한 해지 조항이 없었다.

 

. 검토

 

보험계약은 그 법적 성질이, 부당한 이득을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사행계약(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101520 판결)이고, 정보의 비대칭성과 도덕적 위험의 우려 등의 특성으로 인해 선의계약성이 인정되며(대법원 2000. 2. 11. 선고 9949064 판결), 당사자 간의 신뢰가 중요한 계속적 계약이므로 신의성실의 원칙(민법 제2)에 근거하여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를 인정할 수 있다.

 

이미 신뢰관계가 파괴된 당사자 간에 지속적으로 배신행위의 우려 등을 가진 채 계속적 계약인 보험계약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으며, 해지를 인정하되 그 발생 요건을 엄격히 해석함으로써 남용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는것이 가능하다.

 

4. 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의 기초가 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를 인정할 수 있는 요건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5, 이종욱 P.3-29 참조]

 

. 판례의 태도

 

약관 면책조황

 

약관에 사기적 보험금 청구에 대한 면책조항을 둔 경우에 관해서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56603, 56610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56603, 56610 판결 : 위와 같은 약관조항을 문자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하여 조금이라도 약관에 위배하기만 하면 보험자가 면책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본래 피해자 다중을 보호하고자 하는 보험의 사회적 효용과 경제적 기능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 된다는 점에서 이를 합리적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으므로, 위 약관조항에 의한 보험금청구권의 상실 여부는 그 취지를 감안하여 보험금청구권자의 청구와 관련한 부당행위의 정도 등과 보험의 사회적 효용 내지 경제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보험금청구권자의 청구와 관련한 부당행위의 정도 등과 보험의 사회적 효용 내지 경제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비교교량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법리는 보험계약에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사기적 보험금 청구에 의한 해지의 경우에도 참고할 수 있다.

 

인정사례

 

대법원 판례는 주로 허위 청구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그 정도가 중대한 경우 사기적 보험금 청구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15556 판결

 

피고 12000. 2. 하순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화재에 대한 손해사정 권한을 위임받은 손해사정인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액을 36,800만 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금액을 과대 기재하는 등 허위 내용이 담긴 거래내역서 등을 첨부하여 제출한 사실, 그러나 손해사정회사의 조사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로 인한 피고 1의 피해액은 161,818,159원인데, 피고 1이 청구한 보험금은 이 금액보다 두 배 이상이나 더 많았던 사실, 피고 1은 원고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보험금을 허위로 과다 청구한 사실로 인하여 2001. 3. 23.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미수죄로 징역 1,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5. 29.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중략) 위 인정 사실과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및 보험금청구 경위, 허위로 기재한 금액이 총청구금액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1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위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 1은 이 사건 화재로 인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면책 주장 인용하였다.

 

원심판결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72093 판결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소외 2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목적물 중 동산과 관련하여 거래처들로부터 판매금액을 과다하게 기재하여 받은 허위의 거래명세표 등을 보험금청구의 증거서류로 피고들에게 제출하면서 실제 동산에 관한 손해액의 1.7배에 이르는 금원을 손해액으로 하여 보험금을 각 청구한 것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이 정한 보험금청구권 상실 사유에 해당하므로, 소외 2는 각 약관에 정한 대로 피고들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게 되고, 그 상실의 효과는 보험목적물 중 동산에 관한 보험금청구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건물과 시설에 관한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에도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동산에 관한 보험금청구권뿐만 아니라 건물과 시설에 관한 보험금청구권까지 상실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동산에 관한 보험금청구권은 상실되었다는 취지임).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56603, 56610 판결

 

위 공사금액들은 원심이 채택한 △△손해사정법인이 2004년도를 기준으로 하여 조명시설 공사비로 추정한 약 13천만 원과 비교하여 약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에서 그 허위성의 정도도 작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위 견적서는 법원 감정인 중 재단법인 ○○종합경제연구원이 감정을 하는 데 기초자료로 삼기까지 한 사정(기록에 의하면, 원심도 위 재단법인 ○○종합경제연구원의 감정 결과는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증거로 채택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을 엿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나 소외 1이 손해의 통지나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함으로써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부정례

 

대법원 판례 중 부정례로, 증빙서류 구비의 어려움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서류를 제출한 사례, 보험목적물의 가치에 대한 견해 차이 등으로 보험목적물의 가치를 다소 높게 신고한 사례가 있다.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29105 판결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실손해액에 관한 증빙서류 구비의 어려움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서류를 제출하거나 보험목적물의 가치에 대한 견해 차이 등으로 보험목적물의 가치를 다소 높게 신고한 경우 등까지 이 사건 약관조항에 의하여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원심은 이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하여, 원고가 제출한 판매사실확인서 등에 기재된 판시 기계들의 대금은 165,000,000원인데, 실제 감정가는 153,000,000원으로서 그 차이가 크지는 않은 점, 피고의 약관에 의하면 피고 및 피고의 손해사정인은 원고가 제출한 서류에 기재된 금액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감정 내지 시장조사 등을 통하여 실제 손해액을 확정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손해사정인에게 판시 기계들의 가액과 관련하여 그 판시와 같이 일부 과장된 자료를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약관조항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에 원고가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훼된 목적물 자체를 허위로 기재한 서류를 제출하지는 않은 점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33496 판결

 

이 사건 보험목적물인 건물 전부가 화재로 소실되었다는 취지의 건축물공사비 개산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또 원고가 피고 측 손해사정인의 견적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개산서나 견적서 등을 제출하였더라도, 이는 피고 측 손해사정인의 요구로 제3자로 하여금 작성하게 한 것으로서 현장조사를 제대로 거치지 아니한 채 건축물대장등 서류만을 근거로 작성되었던 것이어서 그 액수의 차이는 보험목적물의 평가방법상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고의로 위 개산서 등에 허위의 기재를 하여 피고에게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보험약관 제28조가 규정하고 있는 보험금청구권의 상실사유인 피고 회사의 손해조사업무를 방해한 때에 해당하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음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토

 

사기적 보험금 청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추출할 수 있다.

 

적극적 요건으로는 고의, 부당 청구의 중대성이 해당한다.

, 보험계약자 측의 고의와 부당 청구의 중대성이 인정돼야 해지를 인정할 수 있다.

 

소극적 요건으로는 보험자의 심사의 용이성, 보험계약자 측의 불이익이 해당한다.

 

, 보험자가 용이하게 사기적 보험금 청구임을 알 수 있었다거나, 해지로 인하여 입게 될 보험계약자 측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면 해지를 부정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요건과 요건은 독자적인 요건으로 삼기에는 부적절한 면이 있다.

요건을 명시적으로 소극적 요건으로 본다면 보험자가 해지권 상실의 우려를 이유로 정당한 보험금 청구에 대해서도 심사를 지연하거나 지급을 거부할 우려가 있다.

요건 역시 전반적인 이익형량에서 고려할 것이지, 보험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 독자적인 요건으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

그러므로 요건과 요건은 별도의 독자적인 요건으로 보지 않고, 제반 사정으로 참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 ① 요건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오기나 착오에 의한 경우, 보험금의 협상을 위한 경우에는 고의가 부정될 수 있다.

요건과 관련해서는, 기망으로 인해 보험자의 보험금 지급 여부에 관한 결론이 달라지는지 여부, 부당 청구액의 액수, 허위 자료 작출 여부 등의 사정이 고려될 수 있다.

이 사건과 같은 허위과다입원을 이유로 한 보험금 청구에서 요건과 요건을 파악하는 데에는, 입원치료를 받게 된 경위,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없음을 알면서도 입원을 하였는지 여부,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없는 입원 일수나 그에 대한 보험금 액수, 보험금 청구나 수령 횟수, 보험계약자 측이 가입한 다른 보험계약과 관련된 사정, 서류의 조작 여부 등의 사정을 고려할 수 있다. 가령, 보험계약자 측이 처음부터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허위과다입원을 한 것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허위의 서류를 조작하지도 않았으며, 부당입원 일수도 많지 않고 보험금 부당 청구액도 크지 않은 경우에는 해지를 부정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5. 보험계약에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당사자의 부당한 행위가 해당 보험계약의 주계약이 아닌 특약에 관한 것일 때, 해지의 범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5, 이종욱 P.3-29 참조]

 

보험계약에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당사자의 부당한 행위가 해당 보험계약의 주계약이 아닌 일부 특약에 관한 것일 때, 보험계약 전부의 해지를 인정할 것인지, 직접 관련된 특약에 대해서만 일부 해지를 인정할 것인지 문제 된다.

 

보험계약에서 주계약과 특약, 특약과 특약 사이에 가분성이 인정된다는 것은 일부 해지를 인정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일 뿐, 가분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해지가 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추심권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계약에 가분성이 있다면 일부 해지가 가능하다고 본 사례(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550286 판결)는 보험계약자 측의 채권자가 집행을 위해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다른 국면이라고 볼 수 있고, 보험목적 중 일부에 대해서만 고지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 그 해당 보험목적에 대해서만 보험계약을 일부 해지할 수 있다고 본 사례(대법원 1999. 4. 23. 선고 998599 판결),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계약의 선의성이 아닌 기술성이 문제 된다는 점에서 사안이 다르다.

 

대법원 판례 중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전부 해지를 인정한 사례(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9249640 판결)도 있는데, 보험계약의 선의성에 중점을 두어 전부 해지를 인정한 것으로 선해할 여지가 있다.

 

이 사건 보험계약에도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의 법리가 적용된다.

 

이 사건 보험금 청구와 관련한 부당 지급 보험금의 액수,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이 사건 보험금 청구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보험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원고의 위 행위는 중대하여 이로 인해 보험계약 전체가 영향을 받고 계약 자체를 유지할 것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해지의 효력은 이 사건 보험계약 전부에 미친다.

 

대상판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267020 판결)은 보험계약에도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중대사유에 의한 해지의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허위과다입원을 이유로 한 보험금 청구의 경우 해지를 인정할 수 있는 요건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설시하였다.

 

또한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당사자의 부당한 행위가 보험계약의 주계약이 아닌 특약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로 인해 보험계약 전체가 영향을 받고 계약 자체를 유지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면 원칙적으로 해지의 효력이 보험계약 전부에 미친다는 법리를 최초로 판시하였다.

 

대상판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267020 판결)은 보험계약의 체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허위·과다 입원을 하여 실제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다액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이 문제된 경우다.

피고는 보험계약 자체의 무효를 주장할 수는 없다.

 

대상판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267020 판결)은 신뢰관계의 파괴를 이유로 보험계약의 해지를 인정한 사례이다.

기존에도 계속적 계약과 관련하여 신뢰관계 파괴를 이유로 계약의 해지를 인정한 사례들로는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17826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48165 판결 등이 있다.

보험계약의 해지는 장래효만 인정된다.

 

6.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561-562 참조]

 

일반적으로 보험사기사건(과다보험가입)과 관련하여서는, 보험자가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 조 위반으로 무효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23858 판결).

민법 제103조 위반이 인정되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는 경우, 설령 그 보험계약이 타인을 위한 생명보험이나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보험자는 보험수익자에게 급부한 것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6255125 판결).

 

대상판결은 보험계약의 체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허위·과다 입원을 하여 실제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다액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이 문제된 경우다.

피고는 보험계약 자체의 무효를 주장할 수는 없다.

 

대상판결은 신뢰관계의 파괴를 이유로 보험계약의 해지를 인정한 사례이다.

기존에도 계속적 계약과 관련하여 신뢰관계 파괴를 이유로 계약의 해지를 인정한 사례들로는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17826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48165 판결 등이 있다.

보험계약의 해지는 장래효만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