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노년의 친구】《친구관계도 세월이 흐르면서 저절로 정비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놀랍게도 새로운 인연이 저절로 맺어지기도 한다.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 언행에서 나이 듦..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2. 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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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친구】《친구관계도 세월이 흐르면서 저절로 정비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놀랍게도 새로운 인연이 저절로 맺어지기도 한다.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 언행에서 나이 듦의 품위와 인격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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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더욱더 친구 관계를 잘 가꾸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인지 젊은 시절에는 뜸하던 동창들과의 단톡방 등은 언제나 북적인다.

서로의 소식을 자주 올리고 축하나 위로의 말이 항상 오고 간다.

 

난 한때는 있는 친구나 잘 챙기자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서 인연을 확장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오래된 돌담을 보수하듯 친구관계도 세월이 흐르면서 저절로 정비되기 마련이다.

난 인간관계가 매우 좁고 깊다.

언제나 그렇듯 떠날 사람은 떠나고, 그 자리는 더욱 마음에 맞는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채워진다.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도 지척이라지만 공간적 거리가 생기면 더불어 멀어지는 마음을 붙잡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예 세상을 등지는 친구도 하나둘 늘어난다.

그럴 때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바다처럼 마음이 격동하다가도 친구를 잃은 상심은 어느새 다음날이면 잔잔해지는 바다를 닮아간다.

인연의 시간이 다하여 곁에서 멀어지는 친구들도 있다.

내 스스로 밀어내는 것은 아니로되 그나마 악연으로 오염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음에 감사하며 그들의 행운을 빌어줄 때가 있다.

몸의 거동이 자유롭지 못해서, 건강상의 이유로 만남을 함께 할 수 없어서, 있어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친구는 마음으로나 그리워할 수 밖에 없다.

점점 소조해지면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추억 속의 옛친구로만 남게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놀랍게도 새로운 인연이 저절로 맺어지기도 한다.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 언행에서 나이 듦의 품위와 인격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 순수했던 시절의 학창시절 친구들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정말 자신과 잘 맞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만나고 나면 기분이 좋고, 다시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람들 말이다.

선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좋은 에너지를 받아 그들의 흉내를 내고 그들처럼 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그런 소중하고 행복한 인연을 새로이 맺게 되는 것은 낙엽진 자리에 움튼 새잎이며, 화마가 쓸고간 야산에서 새로이 자라나는 한 그루 나무인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우리는 에피쿠로스의 정원에서 식사를 한다.

알맞게 자리 잡은 돌담 아래 둘러 앉아 영혼의 자양분을 나누고 함께 먹는다.

그가 나를 좋아하고, 내가 그를 좋아하는, 그래서 우리는 친구다.

나는 그에게서 이해를 얻고 그는 나에게서 인정을 얻는다.

그에게 내가, 나에게는 그가 특권을 누려도 좋은 우리는 의로운 형제다.

 

자신과 잘 맞는 좋은 친구는 우리에게 힘을 준다(Real Friends Fluff Your Au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