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정치》[남자들은 만나기만 하면 왜 언론매체에 이미 나와 있는 정치 이야기를 녹음기처럼 되풀이하는 걸까]【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6. 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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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남자들은 만나기만 하면 왜 언론매체에 이미 나와 있는 정치 이야기를 녹음기처럼 되풀이하는 걸까]【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정치란 무엇일까>

 

어린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정치가 뭐에요?"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정치란 말이다. 우리 가족을 예로 들어볼까? 아빠는 돈을 벌어오니까 아빠를 ‘자본주의’라고 부르기로 하자. 엄마는 아빠가 벌어온 돈을 관리하니까 ‘정부’라고 할 수 있지. 엄마와 아빠는 오로지 너희를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이야. 그러니까 네가 바로 ‘국민’이지. 우리 집에서 일을 해주는 여자 가정부는 ‘노동자’가 되는 것이고, 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는 너의 어린 동생은 우리 집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단다."

 

아들은 무슨 말인지 완전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갔다.

 

그날 밤 아들은 기저귀에 큰 실례를 한 동생이 너무나 큰 소리로 울어대는 바람에 그만 잠에서 깨고 말았다.

 

아들은 안방 문을 두드렸지만 엄마는 너무나 깊은 잠에 빠진 나머지 아들이 문을 두드려도 잠에서 깨지 않았다.

 

아들은 할 수 없이 여자 가정부의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그 안에서 재미를 보고 있던 아버지와 가정부는 아들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았다.

 

아들은 할 수 없이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가 귀를 막고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아, 정치가 무엇인지 간밤에 생각 좀 해보았니?"

 

아들이 대답했다.

"네, 이제는 알겠어요. 정치란,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농락하는 동안 정부는 계속 잠을 자고 있고, 국민은 완전히 무시 당하고, 미래는 똥으로 뒤범벅이 되는 거예요."

 

<남자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

 

◎ 남자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진화심리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진화론적 입장에서 보면 남자들은 오랜 수렵생활을 통해서 서열이 정해졌다. 리더(leader)의 지시에 따라 업무분담을 하면서 작전을 세워 사냥을 해야만 성공률이 높았기 때문에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강한 순서에 따라 서열이 매겨진다.

그러한 특성 때문에 현대사회에서도 남자들이 모이면 직위, 나이, 권력 등에 따라 자연스레 서열이 정해진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상사와 걸을 때 반 발짝 뒤에서 걷는다.

남자들 사이에 이런 ‘하이어라키(hierarchy)’가 형성되는 것은 옛날 수렵시대에 무리 지어 사냥할 적에 형성된 유전자(DNA) 때문이다.

 

그런데 남자들의 조직체계가 좀 더 복잡하게 발전하면서 자신의 서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처신하는 것이 생존에 매우 유리했다.

그 것이 바로 “정치력”이다.

권력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여 대처하지 못한 사람은 가장 먼저 집단에서 제거되었다.

 

현대사회의 남성들이 무의식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피 속을 흐르는 이러한 잠재적인 유전자 때문이다.

 

◎ 심리학자들은 남자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남자들은 어떤 특정한 상황은 물론 자기 내면의 감정까지도 외부의 사건으로 설명하려는 습관이 있다.

심리학자 비요른 쥐프케는 남자들이 정치나 경제에 더 관심이 많은 이유가 본인의 행동이나 감정의 이유를 오로지 '밖에서'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말할 때 자신의 감정에 관한 어휘는 거의 쓰지 않는다.

이를테면, 남자들이 벌이가 시원치 않아 스트레스를 받을 때, “좋아하는 삼겹살을 못 사먹어 우울해”라 말하지 않고,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 못해서 경제가 이 모양이야”라 말한다.

 

남자들은 정치나 경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여자들을 경멸하면서 본인들이 하는 말이 거대담론인 척하지만, 실은 나약한 자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이야기를 자주 대화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남자들은 자신의 내적갈등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데에 비상한 능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심리치료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상대가 '배운 남자들'이라고 한다.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이야기해야 치료가 가능한데, 자신이 쌓아온 지식에 기반을 둔 온갖 근거들을 들이대며 깊은 대화를 요리조리 피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똑같이 말을 많이 하더라도 신변잡기보다는 정보나 지식을 과시할 수 있는 화제가 더 주목받으니 정치나 경제에 관하여 열심히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신문을 읽기도 한다.

전날 밤 바퀴벌레를 슬리퍼로 때려잡은 에피소드 하나만으로도 세 시간을 대화할 수 있는 여자들에 비하면 참 피곤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남자들이 정치 경제 이야기를 꺼내며 대서사시를 쓰려고 한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박학다식함에 감탄을 해주고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면 된다. 그들은 상대방의 정치적 견해를 듣고 싶어서 그런 말들을 하는 게 아니니 말이다.

 

(*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려 설명한 것뿐 정치에 무관심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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