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희생을 하기 전에 먼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충분히 따져 보아라.]【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11. 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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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희생을 하기 전에 먼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충분히 따져 보아라.]【윤경변호사】

 

<작은 돌소를 깍아 낸 5년간의 노력>

 

옛날에 예술적 분위기가 한껏 넘치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마을의 대다수 사람들이 돌을 조각하는 일에 종사했고, 뛰어난 장인도 넘쳐 났다.

이 마을에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는데, 혼인 적령기인 16세가 되자 마을의 총각들은 앞 다투어 청혼하러 달려갔다.

석두도 그 중 한 사람 이었다.

 

매일 청혼하는 사람들로 짜증이 난 처녀는 집 앞에 커다란 돌소를 내놓고 그 소를 작은 크기의 소로 갈아내면 그 사람에게 시집가겠다고 말했다.

단 줄칼 외에는 어떤 도구도 써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총각들은 모두 처녀의 조건이 말도 되지 않는다며 투덜댔다.

며칠이 지나자 총각들은 더 이상 그녀의 집에 들락거리지 않았다.

처녀의 집 마당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는 오로지 석두뿐이었다.

 

석두는 돌소를 집으로 옮긴 다음 그날부터 문을 걸어 잠그고 전심전력을 다해 돌소를 줄칼로 갈아내기 시작했다.

망치로 쪼아내는 것이 아니라 줄칼로 가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그렇게 5년이 흘렀고, 석두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석두는 작은 돌소를 들고 처녀의 집으로 달려 갔다.

하지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자신이 내건 혼인조건을 진작 까먹고 있었다.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친 것 같은 충격에 휩싸인 석두는 그리고는 애저녁에 벌써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버렸다는 처녀 어머니의 마지막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도 못했다.

그게 2년 전이었는지, 3년 전이었는지 말이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모 없는 일은 없다.>

 

“생활의 달인”이란 TV 프로그램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달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하는 일과 직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강하고, ‘즐겁게’ 일을 하는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그런 사람만이 달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달인이 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내 대에서 가난을 끝내고 싶어 죽어라고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 일에서만은 아무도 따를 수 없는 달인이 되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제가 여전히 가난하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고 그래서 남보다 더 잘하게 되면 얻는 것도 더 많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죽도록 열심히 일해도 여전히 힘들다.

 

사람들은 종종 충분한 의지와 인내심만 있으면 철근도 갈아 바늘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커다란 희생에도 불구하고 보잘 것 없는 이익을 취하는 것은 가치가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노력 끝에 얻은 모든 아름다움이나 훌륭함은 끝내 인정을 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끝을 향해 달려 간다.

하지만 종점에 다다랐을 때 얻은 것보다 내준 것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의지를 지켜 나가는 일은 일종의 미덕이다,

하지만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모 없는 일은 없다.

이때의 포기는 일종의 지혜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희생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든 걸 버릴 만한지 말이다.

먼저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