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운명(運命)은 개척할 수 있는가” - 관상불여지심(觀相不如之心)](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3. 5. 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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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運命)은 개척할 수 있는가” - 관상불여지심(觀相不如之心)](윤경변호사)

 

<알렉산더의 손금>

 

알렉산더 대왕이 유럽을 평정한 후 아시아로 정복전쟁을 나서기 전이었다. 그는 많은 부하들과 함께 점성술사를 찾아가 자신의 큰 손을 펴서 점성술사에게 들이밀며 말했다.

 

"내 손금을 보고 말해주게. 내가 천하를 제패할 수 있겠는가?"

 

알렉산더 대왕의 갑작스런 방문과 그가 이끌고 온 장수들의 우람하고 용맹스러운 모습에 점성술사는 기가 죽었지만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 가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알렉산더대왕의 손금을 살펴보았다. 이윽고 손금을 보고 난 점성술사가 말했다.

 

"아주 훌륭한 손금이옵니다."

 

"내가 물은 것은 천하의 제패에 관한 것이지 않은가?"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제 목숨이 위태롭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하하하. 내가 그렇게 속이 좁은 것 같소? 걱정 말고 있는 그대로 대답하시오."

 

점성술사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운명선과 두뇌선이 1cm 만 더 길었다면 천하를 얻을텐데 지금의 손금으로는 힘들겠습니다."

 

"그래?"

 

점성술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알렉산더대왕은 서슴없이 자신의 칼을 빼들어 자신의 손바닥에 대고 쭉 그었다.

손금을 1cm 더 늘린 것이다.

 

"자, 이러면 되겠는가?"

 

점성술사가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대왕께서는 세계를 제패할 천운을 타고 나지는 못했지만, 반드시 천하를 호령할 것입니다. 운명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대왕의 운을 바꾸어줄 것입니다."

 

유명한 일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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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학책들을 보면, 마지막에 이런 말이 나온다.

“관상불여지심(觀相不如之心)”

관상이 제아무리 뛰어난다 한들 마음의 상을 쫒아갈 수 없다는 의미이다.

 

나도 수년 전에 점을 본 적이 있다.

믿느냐고.

 

점쟁이의 말이 맞을 확률이 ‘50%’라고 하면,

내가 관상이나 사주팔자를 믿는 확률을 ‘60%’라고 말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운명이란 스스로 개척하는 것임은 분명하지만,

인생에는 “자신이 결정하거나 선택할 수 없는 운명적(숙명적)인 것”도 어느 정도(5-10% 정도) 존재한다고 믿는다.

 

인간이 리스크(risk) 지배할 수 있었기에 신의 변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모든 것이 바뀐다.

운명 조차도.

 

그럼에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 ‘어쩔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팔자소관’이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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