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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우울증】《겨우 3시간 걸었는데, 꾸벅꾸벅 조는 병든 병아리처럼 나른하고 졸립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아침 일찍부터 친구들과 함께 둘레길을 3시간 정도 걸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가로운 곳이다.
한적한 곳에서는 마음이 포근해지고 여유가 생긴다.
다시 예전의 낭만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날씨도 좋고, 코끝을 스치는 바람도 상쾌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똑같지만은 않다.
체력이 떨어졌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현상유지일뿐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점점 더 저질체력이 되어간다.
이런 한심한 체력으로 앞으로 여행을 어떻게 다닐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솔직히 말해 난 운동을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물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운동은 여전히 나와의 힘든 싸움이다.
그래서 운동을 너무 좋아해 규칙적으로 몸을 쓰지 않으면 좀이 쑤셔 못 살겠다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노안도 심해져 사무실에서는 따로 돋보기를 쓴다.
흰눈썹이 보인다.
흰콧털도 생겼다.
젊은 시절 돼지털처럼 뻣뻣했던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고 힘없이 찰랑거린다.
느릿하게 흐르는 마음의 시간과는 달리 내 얼굴과 신체는 정직하게 늙어간다.
노인성 우울증 초기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나니 피곤함에 졸음이 쏟아진다.
달콤하고 노곤하게 잠을 잘 것 같다.
우울할 때는 일단 자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