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제자들에게서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을 배우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5. 1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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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에게서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을 배우다.]【윤경변호사】

 

사법연수원 제자가 미국 출장을 떠나면서 스승의 날이라고 미리 ‘꽃 화분’을 보냈다.

벌서 10년이 흘렀는데도 잊지 않고 기억해 준 것에 눈물겹게 고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 반성을 하곤 한다.

‘스승’으로서, ‘멘토’로서 정말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했는지 말이다.

 

어떤 사람의 말 한마디가 사람의 운명을 바꿀 때가 있다.

그 사람의 행동 하나가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런 사람이 ‘멘토(Mentor)’인 것이다.

지치고 힘들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길을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인품과 덕망을 갖춘 훌륭한 사람을 자신의 멘토(mentor)로 삼아 배우면, 빠르고 급격하게 성장한다.

훌륭한 멘토를 통하여 오랜 기간 배워야 하는 귀중한 지혜를 단기간 내에 습득할 수 있다.

 

멘토(mentor)라는 말의 기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한다.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가하러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한 친구에게 보살펴 달라고 말했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멘토였다.

멘토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마치고 돌아 올 때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님,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그 후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2004년도에 처음 사법연수원 교수로 발령 받았을 때 내가 사도(師道)의 길을 걸으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스스로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섰다.

선생이란 단순히 지식을 전수해 주는 자가 아니다.

인생의 길을 밝혀주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이 다양하고 광범한 독서였다.

수천 권이 넘는 책을 섭렵하였고, 지금은 단 하루라도 30분 이상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게 되었다.

 

이 사소한 행동은 내 인생을 변화시켰다.

그 동안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 자책감과 함께 새로운 열정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속이 시커먼 늑대가 오랜 기간 양의 가죽을 쓰고 지내다 보니 이제는 양의 가죽이 피부에 늘어 붙었고, 아무도 보지 않는 한 밤중에 잃어버린 옛 본성을 찾아 타락한 늑대울음을 내려고 해도 울부짖음이 나오지 않는다.

 

사법연수원을 떠난지 8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제자들에게서 배운다.

‘후생가외(後生可畏)’고, ‘청출어람(靑出於藍)’이다.

이제는 모든 면에서 나를 앞서간다.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에 놀란다.

제자들이지만, 이제는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나의 멘토들이다.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낸 3년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 곳에서 가장 순수한 영혼인 제자들과의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 인연을 마음 속 깊이 묻고 평생 가져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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