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아프리카의 사자와 가젤처럼 무작정 달려야만 하는 걸까?]【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8. 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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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사자와 가젤처럼 무작정 달려야만 하는 걸까?]【윤경변호사】

 

<‘붉은 여왕의 세계’에 갇힌 사람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가젤이 잠에서 깨어난다.

가젤을 사자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사자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자는 가젤보다 빠르지 못하면 굶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사자든 가젤이든 마찬가지이다.

해가 뜨면 무조건 뛰어야 한다.

 

TV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을 보면, 동물들의 세계는 처절하다.

약육강식의 세계가 때로는 눈물겹다.

 

이와 같이 쫒고 쫒기는 경쟁을 “붉은 여왕의 효과(Red Queen Effect)”라 한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에서 앨리스가 붉은 여왕을 만나 그녀에게 손목을 붙잡힌 채 정신 없이 시골길을 달리는 대목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제자리 걸음을 할 뿐이다.

의아해 하는 앨리스에게 여왕은 “이곳에서는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만 제자리에 머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깨어 있는 삶을 향한 첫걸음은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힘껏 달려야 겨우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붉은 여왕의 덫에 걸려 들었다.

 

이 끝도 없는 인생의 레이스에서 사자나 가젤처럼 무작정 달려야만 하는 걸까?

말만 들어도 숨 막히고 답답한 상황이다.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틀을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쟁에서 이기겠다고 남들보다 언제나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붉은 여왕이 사는 세상이 아니고, 사자나 가젤이 사는 세상도 아니다.

‘무조건 죽어라 일만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세상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스프링복(Springbok)은 평소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그런데 무리 중 한 놈이 띄기 시작하면 하나 둘 따라 뛰기 시작한다.

그렇게 무리의 모든 스프링복이 뛰기 시작한다.

서로 뒤처지지 않으려고 죽기 살기로 뛰다보면 달리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게 된다.

 

한참을 달리던 선두 그룹의 스프링복은 어느 순간 멈춰 서려 한다.

앞에 낭떠러지나 물살이 센 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친 듯 열심히 달려오는 무리에 떠밀려 추락하거나 강물에 빠져 죽는다.

 

인생은 사람들에게 쉬지 말고 달리라고 재촉하지만, 누구에게나 멈추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쉬기 위해 멈추면 휴식과 충전과 여유를 얻게 되지만, 고장이 나서 멈추면 뒤늦은 후회와 회한만이 돌아 온다.

 

사자와 가젤처럼 평생 전력질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거다.

멈추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별을 보려면 눈 앞의 등불을 꺼두어야 한다.

 

빨리 가는 건 능사가 아니다.

일찍 성공하는 게 꼭 좋은 것만도 아니다.

 

너무 내달리려고만 하지 말고, 잠시 멈추어라.

그리고 천천히 걸어라.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반드시 미치도록 바쁘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일을 했느냐 보다는 어떻게 일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깨어 있는 삶을 향한 첫걸음은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