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10. 1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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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윤경변호사】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10대 때는 몰랐다.

뭐가 뭔지 모르고 철부지로만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때가 부모 품에서 가장 걱정 없이 순수했던 시절이었음을.

티 없이 맑은 영혼을 지닌 때였음을.

 

20대 때는 정말 몰랐다.

활짝 피어보지 못한 젊은 시절이 가여웠고,

그렇게 저물어 갈 것 같은 내 인생이 안타깝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 시절이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웠는지를

어떤 두려움도 불사할 만큼 뜨거운 시절이었음을.

실패와 좌절마저도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되었음을.

 

30대 때는 미처 몰랐다.

젊음이 훌쩍 내 곁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더 늦기 전에 뭔가 이루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제 통렬히 깨닫게 되었다.

그리 서두르지 않아도 아무 일 없었다는 것을.

차라리 여유 있게 임했더라면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음을.

 

40대 때는 진정 몰랐다.

해놓은 것이 별로 없다는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져 불면의 날을 보냈다.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하고, 자신의 잠재력이 쓸모 없다고 버림받는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다.

진짜 인생은 마흔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잘 익은 포도주처럼 좋은 향기를 머금고 있는 나이임을.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깨닫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을.

 

<누구에게나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예전엔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시간이 지났을 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떠났을 때 비로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힘들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도 지나고 보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그때는 정말 그때의 아름다움과 행복함을 몰랐던 것이 어쩜 당연한 것은 아닐지 위안을 가져본다.

 

아직도 나를 천천히 돌아보며 행복하게 늙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여유롭고 느긋하게 웃으며 걸어갈 내리막길이 있다.

 

이젠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고 스스로 마법을 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