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의 남자다운 포효와 기개】《또르야! 너 정말 대단해. 용맹한 너의 모습이 정말 멋져. 산책을 하다가 늑대나 호랑이를 만나도 난 네가 있어 든든해!》〔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또르와 산책을 하다가 잠시 커피 한 잔 하려고 카페에 들어갔다.
그런데 또르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큰 개를 보고 우렁찬 목소리로 포효(咆哮)를 한다.
커다란 개는 움찔하더니 다가오는 것을 멈춘다.
이렇게 멋지고 남자다운 또르의 모습은 처음이다.
칭찬하면서 쓰다듬어 주자 더 우렁차게 짖는다.
또르의 용맹한 모습이 아주 멋지다.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 세대와 다르게 체력을 단련하고 근육을 키운다.
직장에 얽매여 오로지 회사일에만 메달리던 우리 세대와는 커다란 차이점을 보인다.
아마도 남자다움을 과시하고 싶은 심리의 반영일 것이다.
사실 남자에게는 ‘알량한 자존심’이 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 1819~1901)은 독일 작센 공의 차남인 앨버트 공(Prince Albert of Saxe-Coburg and Gotha)과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금슬이 좋기로 유명했다.
결혼식 날 여왕은 흰색 옷을 입고 식을 올렸는데, 그 이후 신부가 흰색 드레스를 입는 게 전 세계의 트렌드가 되었다 한다.
여왕은 남편이 죽은 후에는 그를 애도하기 위하여 죽을 때까지 검은 색 옷을 입었다.
영국 역사를 읽다가 왕족 중 검은 색 옷을 입은 심통 맞게 생긴 할머니 사진을 자주 보게 될텐데, 빅토리아 여왕이라고 보면 틀림 없다.
여왕은 콘서트홀을 완성해 이 홀의 이름을 ‘로얄 앨버트홀’이라고 짓게 되는데, 런던에서 유명한 콘서트가 열리는 멋진 건축물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들 부부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신혼 초에 둘이 부부싸움을 했는데, 앨버트 공이 크게 화가 나서 방문을 잠그고 들어가 버렸다.
한참 뒤에 빅토리아 여왕이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요?” “여왕입니다.”
앨버트 공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여왕은 다시 문을 두드렸다.
“누구요?” “여왕입니다.”
이번에도 앨버트 공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빅토리아 여왕이 다시 문을 두드렸다.
“누구요?” “당신의 아내입니다.”
그제야 앨버트 공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문을 열었다.
영화나 소설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 대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도록 만들어(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과 함께 있으면 진짜 남자가 된 기분이 들어.”
실제로 남자들은 자신을 남자로 느끼게 해주는 여자에게 강한 호감을 느낀다.
‘남자로 느끼게 해준다’는 말은 ‘터프(tough)하거나 야성미가 넘친다는 느낌을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준다’는 의미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란 호르몬은 남자들이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고 생존의 우위에 서기 위한 온갖 일을 하도록 만든다.
승리에 언제나 목말라 하고 있고, ‘자신이 승리할 만한 진짜 남자’라는 인정을 받지 못해 늘 안달이 나 있는 게 남자들이다.
남자들은 그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주지 않는 여자의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못한다.
남자의 ‘알량한 자존심’을 지켜 줘라.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느니, 차라리 정강이를 걷어 차는 것이 낫다.
그의 안에서 울려 나오는 남자다움, 승리, 강인함을 인정해 달라는 외침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대단하다.”, “능력 있다.”, “역시 당신이다.”라는 말을 하루 세 번 밥 먹는 횟수만큼 베풀어 보라.
아마 해보면 당신의 빤히 들여다보이는 의도에 그가 민망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따위는 기우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순간 ‘우직한 수컷 한 마리’가 당신 곁을 충성스럽게 맴 돌고 있을 것이다.
저질체력인 또르에게도 나에게 과시하고 싶은 ‘알량한 자존심’이 있다.
귀여운 또르를 품에 꼭 안으며 말한다.
“또르야! 너 정말 대단해. 용맹한 너의 모습이 정말 멋져. 산책을 하다가 늑대나 호랑이를 만나도 난 네가 있어 든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