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24)】《부하라의 시간 위에 서 있는 모스크, 볼로 하우즈(Bolo Haouz Mosque)》〔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6. 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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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24)】《부하라의 시간 위에 서 있는 모스크, 볼로 하우즈(Bolo Haouz Mosque)》〔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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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볼로 하우즈 모스크(Bolo Haouz Mosque).

조용한 부하라의 중심부, 햇살이 고요히 내려앉는 정오 무렵 나는 이곳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모스크 앞에 우뚝 솟은 나무 기둥들.

하나, ... ... 열둘... 스무 개의 목조 기둥들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다.

 

기둥 하나하나에는 팝플러(Poplar), 느릅나무, 호두나무가 지닌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배어 있고,

그 위를 장식한 섬세한 무크나스(muqarnas)는 벌집처럼 겹겹이 쌓인 기하학의 정수였다.

 

이것이 과연 나무로 된 조각인가 싶을 만큼,

그 문양은 대리석을 조각한 듯 치밀했고, 스투코(stucco)처럼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기둥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시간과 장인정신이 응축된 기도의 문장이었다.

 

모스크 앞에는 20m 크기의 팔각형 연못이 있다.

잔잔한 수면 위에 나무 기둥들이 반사되어 총 40개의 기둥이 선 듯한 풍경.

그래서 이곳은 사십 기둥 모스크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

 

거울처럼 맑은 연못에 비친 기둥은

마치 하늘과 땅, 현실과 이상,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공간 같았다.

수면 위에 비친 기둥은 실재보다 더 뚜렷했고,

그 속에 서 있는 내 마음 또한,

오랜 여행 끝에서 더욱 또렷이 비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