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마음의 거리】《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6. 1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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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거리】《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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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스승이 제자들과 함께 강으로 목욕을 하러 가고 있었다.

강둑을 따라 걷던 중, 저만치서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고함을 치며 다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스승은 걸음을 멈추고 제자들에게 물었다.

사람은 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를까?”

 

제자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 평정심을 잃었기 때문 아닐까요?”

분노에 휩싸이면 이성이 마비되니까요.”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물었다.

하지만 상대가 바로 앞에 있는데, 꼭 소리를 질러야 할까?

조용히 말해도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가?”

 

그러고는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이 화를 낼 때는, 마음이 서로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높인다.

멀어진 만큼 목소리를 키워야 닿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화가 클수록 목소리도 더 커진다.

하지만 소리를 지를수록 상대의 마음은 더 멀어진다.

그러다 보면 결국 두 마음 사이엔 메울 수 없는 거리가 생긴다.

그때부턴 아무리 외쳐도 닿지 않는, 죽은 가슴이 된다.”

 

스승은 이어 말했다.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선 어떤가?

서로 속삭인다.

가슴과 가슴 사이의 거리가 가까우니까.

사랑이 깊어지면 말조차 필요 없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저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통하게 되니까.”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다.

논쟁 중에도 이 거리만큼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소리 지르는 순간, 서로의 가슴은 멀어진다.

계속해서 소리치다 보면, 결국 돌아갈 길을 잃는다.”

 

우리는 종종 가장 가까운 이에게 가장 쉽게 소리를 지른다.

낯선 사람에게는 자제하면서, 정작 더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는 더 큰 상처를 준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목소리의 크기는 마음의 거리와 비례한다.

그리고, 그 소리만큼 더 멀어지는 관계가 된다.

 

불붙은 석탄을 남에게 던지려 할 때, 가장 먼저 화상을 입는 건 내 손이다.

화는 결국 나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키는 무기일 뿐이다.

 

마음을 지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

그건 소리치지 않는 것이다.

조용한 목소리는 닫힌 마음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