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티노스 카바피(C. P. Cavafy)의 '이타카(Ithaka)’(1)】《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나는 콘스탄티노스 카바피의 「이타카」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뛰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는 단 한 편의 시로, 오디세우스의 고향 귀환이라는 오랜 서사를 우리 삶의 여정으로 끌어들였다.
그 시를 펼치면, 익숙한 듯 낯선 파도소리가 귀를 때리고, 먼 수평선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이타카로 향할 때는
기도하라. 그 여정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 차기를.
라이스트리고네스와 키클롭스,
분노한 포세이돈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 한 구절만으로도 이미 삶의 본질이 낱낱이 드러난다.
삶은 목적지가 아니다.
그곳에 다다르기까지의 굴곡, 방황, 충돌, 깨달음
그것들이 곧 삶이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전쟁의 한복판을 노래했고,
『오디세이아』에서는 전쟁 이후, 돌아오는 길의 험난함을 그렸다.
오디세우스는 전쟁의 영웅이었지만, 그의 진짜 싸움은 평화 속에서 벌어졌다.
그는 귀향을 향해 10년을 헤매었고, 그 과정에서
키클롭스의 동굴에 갇히고,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견뎌야 했으며,
마녀 키르케의 유혹과, 고향을 잊게 만드는 꽃의 향기마저 이겨내야 했다.
이 대서사시의 주제는 단순히 ‘귀향’이 아니다.
그 여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갈망,
시련과 극복의 과정을 통해 삶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오디세우스일지 모른다.
한 번의 탄생으로 이 지구별에 파견되어,
죽음이라는 귀향의 순간까지 모험을 거듭하는 존재.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무수한 키클롭스를 만나고,
우리 앞의 바다는 포세이돈처럼 자주 요동친다.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암초가 우리를 좌초시키고, 소용돌이가 세운 모든 지도를 무효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위기 속에서 우리는 배움의 조각들을 건진다.
계속해서 항로를 수정하며, 우리만의 이타카를 향해 노를 젓는다.
그래서 기도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그 길이 평탄하기를”이 아니라,
“그 길이 깊이 있게 우리를 흔들어 깨우기를.”
우리 안의 미지와 마주하고, 길을 잃고, 다시 길을 찾아가는 그 여정이
결국 우리를 ‘나’로 완성시키는 것이니까.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깨닫게 될 것이다.
이타카는 단지 핑계였고,
진짜 삶은 그 길 위에 있었다는 것을.
그러니 부디, 오늘의 모험 앞에서 주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