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가여웠던 내 청춘】《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도 행복하다.》〔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9. 10. 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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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웠던 내 청춘】《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도 행복하다.》〔윤경 변호사

 

오늘 법제처에서 열리는 심의위원회에 참석했다.

정부기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면 항상 그 준비의 철저함에 놀란다.

담당자가 회의참석 전에 미리 자료를 보내오고, 차량번호까지 확인하여 주차에 만전을 기한다.

책상 앞에는 다과와 볼펜, 노트북 컴퓨터, 생수와 쥬스, 회의자료와 메모지 등이 있다.

 

예전 법원에서 근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법관 연수세미나 때도 항상 위와 같은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세미나 마치고 등산시에는 등산가방이 모두에게 지급되고, 그 안에는 과일, 오이, 김밥, 쵸코바, 등산용 장갑이 들어있었다.

 

예전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0년 근무하는 것은 서울고등법원에서 3년 근무하는 것과 같고, 서울고법에서 3년 근무하는 것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1년 근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이든 지금이 그렇다.

젊은 시절 10년의 경험을 지금은 겨우 1년만에 모두 체험하는 것 같다.

나이들수록 인생은 점점 더 변화무상하고 흥미로워진다.

 

젊은 시절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라는 경구를 좋아했다.

사는 것이 힘들고 괴로웠기 때문이다.

이 문구를 보면서 위안을 삼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버티는 심정으로 살았다.

연말이 되면, ‘올 한 해도 별탈 없이 지나가는구나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저 지금의 이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가 언제 정말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한지 몰랐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좋아하는 경구가 달라졌다.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며 견딘다는 느낌으로 살기에는 너무 억울할 정도로 인생은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문구에서 위안을 얻었던 내 젊은 시절이 애처롭다.

그때는 한 번도 활짝 피어보지 못한 내 젊은 시절이 가여웠고, 그렇게 저물어 갈 것 같은 내 인생이 안타깝기만 했다.

 

이제는 깨달았다.

사소한 일상이 삶의 의미를 규정한다는 것을.

행복한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것을.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며 견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라.

행복해야 성공한다.

지금이라도 일상의 사소한 행복에 대해 사려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행복하지 않는 사람은 나중에도 절대 행복하지 않다.

힘들게 성공했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억울하겠지만, 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 더 크게 성공한다.

 

행복한 사람이 일을 잘한다.

행복한 느낌이 일을 사랑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