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가을】《낙엽은 더 이상 내 곁에 머물지 않는 아름다운 순간과 닮았다.》〔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9. 10. 3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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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낙엽은 더 이상 내 곁에 머물지 않는 아름다운 순간과 닮았다.》〔윤경 변호사

 

가을바람이 분다.

제법 찬바람이다.

10월 들어와 처음으로 외투를 입고 얇은 가을 목도리를 둘렀다.

 

낙엽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어린 시절 단풍이 곱게 든 낙엽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두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 순간 간직한 것은 단지 아름다운 빛깔을 띠고 있는 낙엽이 아니라, 당시의 소중한 추억 한 조각을 담아두려 한 것일 게다.

그때 그 마음은 더 이상 곁에 머물지 않는 아름다운 순간을 아쉬워하는 애틋한 심정을 닮아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삶의 나뭇가지에서 많은 추억의 낙엽을 떨어뜨린다.

어쩔 수 없이 우리 곁을 떠나는 기억을 더듬으며 느끼는 안타까운 마음을 낙엽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길이 한적하다.

이런 한가로운 곳이 좋다.

한적한 곳에서는 마음이 포근해지고 여유가 생긴다.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

상쾌하고 기분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