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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재판상 이혼(유책주의와 파탄주의)>】《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의 판단기준, 혼인계속의사의 구체적 판단기준(대법원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0. 5.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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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재판상 이혼(유책주의와 파탄주의)>】《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의 판단기준, 혼인계속의사의 구체적 판단기준(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14258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종전 이혼소송에서 유책배우자라고 판단되어 이혼청구가 기각된 원고가 다시 제기한 이혼청구를 인용한 사건]

 

판시사항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 경우 및 그 판단 기준 / 이때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계속의사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고려하여야 할 사항

 

판결요지

 

재판상 이혼원인에 관한 민법 제840조는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에 관하여도 혼인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혼청구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 혼인 파탄의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있지 않은 경우 그러한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나이, 혼인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별거 후에 형성된 부부의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

 

민법 제826조 제1항에 따라, 부부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로서 서로 협조하고 보호하여 부부공동생활로서의 혼인이 유지되도록 상호 간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 과정에서 그 배우자가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일방 배우자의 성격적 결함이나 언행으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악화된 경우에도, 상대방 배우자 또한 원만한 혼인관계로의 복원을 위하여 협조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일방 배우자에게만 혼인관계 악화에 대한 잘못이 있다고 비난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 이혼소송 중 가정법원이 권유하는 부부상담 등 혼인관계의 회복을 위하여 실시하는 조치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에는 혼인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어, 설령 그 배우자가 혼인계속의사를 표명하더라도 이를 인정함에 신중하여야 한다.

 

과거에 일방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에서 기각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 후로 상대방 배우자 또한 종전 소송에서 문제 되었던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일방 배우자의 전면적인 양보만을 요구하거나 민형사소송 등 혼인관계의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이 남아 있음에도 이를 정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의 별거가 고착화된 경우, 이미 혼인관계가 와해되었고 회복될 가능성이 없으며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보상과 설득으로 협의에 의하여 이혼을 하는 방법도 불가능해진 상태까지 이르렀다면, 종전 이혼소송의 변론종결 당시 현저하였던 일방배우자의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어야 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히 상대방 배우자가 경제적·사회적으로 매우 취약한 지위에 있어 보호의 필요성이 큰 경우나 각종 사회보장급여 기타 공법상 급여, 연금이나 사적인 보험 등에 의한 혜택이 법률상 배우자의 지위가 유지됨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함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혼에 불응하는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의 계속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 이혼거절의사가 이혼 후 자신 및 미성년 자녀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때에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혼인의 유지가 경제적·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조성하여 자녀의 복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과 더불어 부모의 극심한 분쟁상황에 지속적으로 자녀를 노출시키거나 자녀에 대한 부양 및 양육을 방기하는 등 파탄된 혼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에 관하여 모두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2. 사안의 요지 및 쟁점

 

.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2010. 3. 25.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이고, 그 사이에 2010.

12. 출생한 딸인 사건본인을 두고 있다.

 

원고는 피고와의 크고 작은 갈등으로 2011년경에는 부부상담을 받고, 2013년경에는 변호사를 선임하여 이혼소송을 준비하였다가 피고 등의 사과를 받고 철회하였는데, 그 후에도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여 2016. 5. 말경 집을 나가 피고를 상대로 이혼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종전 이혼소송이라 한다).

 

위 소송은 2017. 6. 21. 변론종결 되었고, 법원은 2017. 7. 5.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에게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더 큰 책임이 있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는 종전 이혼소송이 제기된 직후 원고를 상대로 위자료 및 재산분할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채권가압류를 하면서도 이혼 등의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종전 이혼소송에서 이혼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원고는 종전 이혼소송의 변론종결일 이후에도 여전히 피고와 별거한 채 혼인생활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원고는 별거 후 피고에게 사건본인의 양육비를 지급하다가 종전 이혼소송에서 패소하자 2017. 7. 지급을 중단하였으나, 피고의 청구에 의한 부양료 등 사건에서 법원이 부양료 및 양육비로 매월 50만 원의 지급을 명하는 사전처분을 하자 2018. 11.경부터 다시 피고에게 매월 50만 원씩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별거 이전 원고 명의로 임차하였던 아파트에서 별거 이후에도 계속 사건본인과 거주하고 있고, 원고는 2018. 3.경 위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면서 담보대출 받았던 대출금 채무를 변제해 오고 있다.

원고가 별거 후 피고를 통하지 않고 사건본인과 직접 연락하려고 하면, 피고는 사건본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연락하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요구하였다. 또한 피고는 아파트의 잠금장치를 변경한 후, 원고에게 열쇠 교부를 거절하면서 원고가 먼저 집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원고는 관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쌍방의 견해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였다.

 

원고는 2019. 9.경 이 사건 이혼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계

속 중 일관하여 이혼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1심 및 원심은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였다. 그 이유로는 원고가 종전 이혼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후로도 여전히 가정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피고와의 혼인관계 개선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다가 위 판결이 선고된 후 2년 만에 다시 동일한 내용의 소를 제기하면서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점, 피고는 원고가 가정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라면서 이혼의사가 절대로 없음을 밝히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와 허용할 수 없는 경우의 판단기준, 혼인계속의사의 구체적 판단기준 및 판단방법이다.

 

재판상 이혼원인에 관한 민법 제840조는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에 관하여도 혼인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혼 청구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 혼인 파탄의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있지 않은 경우 그러한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나이, 혼인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별거 후에 형성된 부부의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56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민법 제826조 제1항에 따라, 부부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로서 서로 협조하고 보호하여 부부공동생활로서의 혼인이 유지되도록 상호간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2441 판결 등 참조).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 과정에서 그 배우자가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일방 배우자의 성격적 결함이나 언행으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악화된 경우에도, 상대방 배우자 또한 원만한 혼인관계로의 복원을 위하여 협조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일방 배우자에게만 혼인관계 악화에 대한 잘못이 있다고 비난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 이혼소송 중 가정법원이 권유하는 부부상담 등 혼인관계의 회복을 위하여 실시하는 조치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에는 혼인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어, 설령 그 배우자가 혼인계속의사를 표명하더라도 이를 인정함에 신중하여야 한다.

 

과거에 일방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에서 기각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 후로 상대방 배우자 또한 종전 소송에서 문제되었던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일방 배우자의 전면적인 양보만을 요구하거나 민형사소송 등 혼인관계의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이 남아 있음에도 이를 정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의 별거가 고착화된 경우, 이미 혼인관계가 와해되었고 회복될 가능성이 없으며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보상과 설득으로 협의에 의하여 이혼을 하는 방법도 불가능해진 상태까지 이르렀다면, 종전 이혼소송의 변론종결 당시 현저하였던 일방배우자의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어야 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히 상대방 배우자가 경제적사회적으로 매우 취약한 지위에 있어 보호의 필요성이 큰 경우나 각종 사회보장급여 기타 공법상 급여, 연금이나 사적인 보험 등에 의한 혜택이 법률상 배우자의 지위가 유지됨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함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혼에 불응하는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의 계속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 이혼거절의사가 이혼 후 자신 및 미성년 자녀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때에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혼인의 유지가 경제적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조성하여 자녀의 복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과 더불어 부모의 극심한 분쟁상황에 지속적으로 자녀를 노출시키거나 자녀에 대한 부양 및 양육을 방기하는 등 파탄된 혼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에 관하여 모두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원고()와 피고()는 미성년자인 사건본인을 두고 있고, 원고는 종전 이혼소송에서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이혼청구가 기각되었으나, 쌍방은 위 판결 확정 후로도 계속 별거하였음. 원고는 다시 이 사건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일관하여 이혼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표명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한 이혼사유의 해석에 관하여 유책주의를 취한 2013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다시 확인하면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와 허용할 수 없는 경우의 판단기준을 구체화하고 보완하는 법리를 설시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혼인계속의사를 판단할 때 상대방 배우자가 주관적으로 표명하는 의사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부부는 법률상 혼인이 유지되도록 협력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혼인생활 및 소송 중 나타난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상대방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는지 및 그 파탄에 대한 쌍방의 책임은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 과거 일방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 후로 상대방 배우자 또한 혼인관계의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언행이나 비난을 계속하고, 쌍방간 별거가 고착화되었으며, 이미 혼인관계가 와해되어 회복될 가능성이 없음에도 협의이혼도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경우에는 과거의 유책성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어야 하므로, 이혼에 불응하는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의 계속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 이혼거절의사가 이혼 후 자신 및 미성년 자녀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때에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딘다.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혼인의 유지가 자녀의 복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과, 파탄된 혼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에 관하여 모두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피고의 언행 및 태도, 피고와 사건본인이 처해 있는 구체적 상황, 혼인관계의 회복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피고에게 혼인계속의사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채 단지 피고가 밝힌 혼인계속의사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 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만 판단하고, 유책배우자의 유책성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그 혼인관계의 유지가 사건본인의 정서적 상태와 복리를 저해하고 있는지 및 그 정도 등에 대하여 심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청구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 하였다.

 

2. 재판상 이혼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842-1846 참조]

 

. 이혼사유(민법 제840)

 

 부부의 일방은 다음 중 어느 하나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14763 판결)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14763 판결 : 민법 제840조 제3호에서 정한 이혼사유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 함은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를 말한다.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한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혼인계속의사의 유무, 파탄의 원인에 관한 당사자의 책임 유무, 혼인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 후의 생활보장 등 혼인관계에 관한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부부의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인정된다면 파탄의 원인에 대한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이혼 청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1067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14763 판결,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112108 판결,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15480 판결).

 

.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이혼에 관한 입법주의

 

이혼제도에 관한 각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배우자 중 어느 일방이 동거·부양·협조·정조 등 혼인에 따른 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때와 같이 이혼사유가 명백한 경우에 그 상대방에게만 재판상의 이혼청구권을 인정하는 이른바 유책주의와 부부 당사자의 책임 유무를 묻지 아니하고 혼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실 즉 혼인을 도저히 계속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인 파탄을 이유로 하여 이혼을 허용하는 이른바 파탄주의로 대별할 수 있다.

 

 문제점

 

민법 제840조 제1~4호의 이혼사유는 유책주의, 5호는 파탄주의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제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이혼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그것이 혼인의 파탄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이혼사유로 규정한 것인지(파탄주의), 아니면 피고의 유책 및 원고의 무책으로 혼인이 파탄된 경우를 이혼사유로 규정한 것인지(유책주의)는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혼인관계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으로 내지는 주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그 파탄을 이유로 하여 이혼청구(840 6)를 할 수 있는지 문제 된다.

 

 판례

 

 유책주의 원칙

 

대법원은 일찍부터 재판상 이혼원인에 관한 민법 제840조는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다. 그리하여 민법 제840조 제1호 내지 제5호의 이혼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그 이혼사유를 일으킨 배우자보다도 상대방 배우자에게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대방 배우자는 그러한 이혼사유를 들어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1993. 4. 23. 선고 921078 판결 등 참조). 또한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도 혼인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임을 확인하고 있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1067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14763 판결,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112108 판결,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15480 판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예외적 허용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혼인의 파탄을 자초한 배우자에게 재판상 이혼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혼인제도가 요구하고 있는 도덕성에 근본적으로 배치되고 배우자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는 축출이혼을 시인하는 부당한 결과가 되므로 혼인의 파탄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희망하지 아니하고 있는 상대방 배우자의 의사에 반하여서는 이혼을 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일 뿐, 상대방 배우자에게도 그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까지 파탄된 혼인의 계속을 강제하려는 취지는 아니므로, 상대방 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는 경우 혹은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를 인용함이 타당하고, 그러한 경우에까지 이혼을 거부하여 혼인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은 쌍방이 더 이상 계속할 의사가 없는 혼인관계가 형식상 지속되고 있음을 빌미로 하여 유책배우자를 사적으로 보복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를 시인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대법원 1987. 4. 14. 선고 8628 판결,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1177, 184 판결, 대법원 1997. 5. 16. 선고 97155 판결 등 참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허용범위 확대

 

대법원 판례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혼인제도가 요구하는 도덕성에 배치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방지하려는데에 있으므로,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한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혼인과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고 사회의 도덕관·윤리관에도 반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대법원 판례에서 이미 허용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생활의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부부간의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의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568 전원합의체 판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 판단 기준(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14258 판결)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 과정에서 그 배우자가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일방 배우자의 성격적 결함이나 언행으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악화된 경우에도, 상대방 배우자 또한 원만한 혼인관계로의 복원을 위하여 협조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일방 배우자에게만 혼인관계 악화에 대한 잘못이 있다고 비난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 이혼소송 중 가정법원이 권유하는 부부상담 등 혼인관계의 회복을 위하여 실시하는 조치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에는 혼인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어, 설령 그 배우자가 혼인계속의사를 표명하더라도 이를 인정함에 신중하여야 한다.

 

과거에 일방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에서 기각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 후로 상대방 배우자 또한 종전 소송에서 문제 되었던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일방 배우자의 전면적인 양보만을 요구하거나 민형사소송 등 혼인관계의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이 남아 있음에도 이를 정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의 별거가 고착화된 경우, 이미 혼인관계가 와해되었고 회복될 가능성이 없으며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보상과 설득으로 협의에 의하여 이혼을 하는 방법도 불가능해진 상태까지 이르렀다면, 종전 이혼소송의 변론종결 당시 현저하였던 일방배우자의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어야 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히 상대방 배우자가 경제적·사회적으로 매우 취약한 지위에 있어 보호의 필요성이 큰 경우나 각종 사회보장급여 기타 공법상 급여, 연금이나 사적인 보험 등에 의한 혜택이 법률상 배우자의 지위가 유지됨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함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혼에 불응하는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의 계속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 이혼거절의사가 이혼 후 자신 및 미성년 자녀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때에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혼인의 유지가 경제적·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조성하여 자녀의 복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과 더불어 부모의 극심한 분쟁상황에 지속적으로 자녀를 노출시키거나 자녀에 대한 부양 및 양육을 방기하는 등 파탄된 혼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측면에 관하여 모두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3. 유책주의하에서 이혼의 허용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및 판단 방법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 임정윤 P.505-527 참조]

 

. 재판상 이혼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원인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그중 제1호 내지 제5호는 개별적구체적 이혼원인인 반면, 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고 하여 추상적 이혼원인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제6호의 해석은 법원에 맡겨져 있고, 이른바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중 무엇을 취할 것인가의 문제로 대두된다.

 

유책주의는, 배우자 중 어느 일방이 혼인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경우와 같이 이혼사유가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그 상대방에게만 재판상의 이혼청구권을 인정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이다. 배우자의 일방에게 혼인의무 위반이 있을 경우에 한하여 이혼을 인정함, 혼인의무 위반의 내용인 이혼원인이 구체적한정적으로 법률에 열거되어 있음, 무책자만이 이혼을 청구할 수 있고,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권은 배제됨, 무책자는 이혼피해자의 지위에서 유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

 

파탄주의는, 부부당사자의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혼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실, 즉 혼인을 도저히 계속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 파탄)을 이유로 하여 이혼을 허용하며, 혼인의 파탄이라는 추상적 이유만을 내용으로 하는 일반조항을 통하여 이혼사유를 규정한다.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568 전원합의체판결(이하 전합 판결이라 한다)을 비롯화여 현재의 판례는 유책주의를 견지해 오고 있다.

,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 함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하면서, 그 파탄의 주된 책임이 피고에게 있거나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원고의 이혼청구를 인용해 왔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1067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1140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14763 판결,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112108 판결).

 

또한 대법원은 유책주의를 취하면서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예외사유를 인정하고 있으며, 판례가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예외사유의 범위는 확장되어 왔다. 특히 전합 판결은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이상과 신의성실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유책배우자의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경우,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를 다하여 유책성이 상쇄되는 경우, 세월의 경과 등에 따라 유책성이 약화된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문제는 2가지 방향에서 나타난다.

 

첫째는 쌍방(특히 피고)에게 전형적인 유책사유는 없으나 쌍방 간의 오랜 다툼과 갈등, 별거 등으로 인하여 현재 혼인관계는 파탄된 것으로 보이는 경우, 그러한 쌍방을 파탄에 대한 유책배우자로 인정하여 그중 일방이 제기한 이혼청구를 허용할 것인지이다. 이는 유책주의 중 일방에게 구체적으로 법령에 열거된 혼인의무 위반이 있을 경우에 한하여 이혼을 인정한다.’는 것[= 이혼을 당하는 자(피고)의 관점]과 관련된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1914477 판결의 사안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는 이혼을 청구한 자의 유책성이 더 커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로 판단되나, 그 유책성을 희석할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유책배우자의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 예외적으로 이혼청구를 허용할 것인지이다. 이는 유책주의 중 무책자만이 이혼을 청구할 수 있고 유책배우자는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 이혼을 청구하는 자(원고)의 관점]과 관련된다. 대상판결인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14258 판결의 사안이 이에 해당한다.

 

. 혼인계속의사의 판단 기준

 

혼인계속의사는 기존에 확립된 법리에서 혼인생활의 파탄여부, 유책성 형량 및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이미 제시되어 왔다.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계속의사가 없는 것이 명백하다면, 그 경우는 그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 있을 뿐더러 혼인계약의 파기에 대한 쌍방 간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것이므로 그 이혼청구는 인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의사의 존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 및 판단에 고려할 구체적인 사정이 무엇인지가 불명확하다. 상대방 배우자가 법정에서 혼인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만 하면 그 의사가 어떤 경위로 표출된 것인지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볼 수 없고, 이를 판단요소로 고려하는 실효성도 없게 된다.

 

기존 판례는 오기보복적 감정론을 정립하여 표시된 의사와 다른 의사를 인정하기도 하였다. ,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상대방의 정당한 항변으로 볼 수도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보상 요구가 오기보복적 감정론 법리에 따라 진정한 혼인계속의사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무책배우자가 놓인 상황을 고려할 때, 혼인계속의사(= 이혼거절의사)를 밝힌 무책배우자의 의사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무책배우자가 처한 입장을 고려해 보면, 돌이킬 수 없는 혼인관계의 파탄으로 유책배우자와의 법률혼관계를 계속 유지할 의사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이혼 후의 생활보장과 자녀의 양육문제 등을 생각하면 이혼에 선뜻 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혼인계약 파기에 상응하는 적절한 경제적 보상이 주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도 혼인관계의 회복 노력 없이 이혼거절의사만을 밝히는 경우와, 파탄주의에서도 정당한 항변으로 인정되고 있는 가혹조항의 취지, 명백한 축출이혼의 염려가 있는 경우는 구별되어야 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혼인계속의사와 혼인관계 회복 노력의무는 상호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당사자가 혼인관계의 회복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는지는 그()에게 혼인계속의사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라고 볼 수 있다.

혼인관계 회복 노력의무는 민법 제826조 제1항에서 정한 부부간의 협조의무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그 법령상 근거가 있다. 부부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로서 서로 협조하고 보호하여 부부공동생활로서의 혼인이 유지되도록 상호 간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2441 판결). 일방이 이러한 혼인관계 회복 노력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유책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민법 제840조 제6호에서 정한 이혼원인은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는 것이고, 그 파탄이 일방이 부부로서 이행하여야 할 혼인관계 회복 노력의무를 다하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면 이는 그()에게 혼인의무 위반의 책임이 있는 것이며, 부정행위, 가출, 부당대우 등 전형적인 유책사유가 없다 하여 파탄에 대한 아무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유책배우자가 일방적으로 부정행위, 가출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그 마음을 돌려세우거나 가정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므로 이는 잘못이다.’라고 하는 것은, 자칫 유책배우자의 책임을 무책배우자에게로 전가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혼인계속의사의 판단 기준 및 판단 방법을 구체화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 과정에서 그 배우자가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혼에 불응하는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의 계속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언행을 하더라도, 그 이혼거절의사가 이혼 후 자신 및 미성년 자녀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때에는 혼인계속의사가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도 안 된다.

 

.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허부의 판단 기준

 

이혼을 허용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구별기준

 

이혼을 허용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구별은 혼인 및 가족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결국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의하여 그 혼인관계를 해소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혼인 및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는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이라는 2가지의 헌법적 지침은 민주적인 혼인 및 가족제도를 실현하기 위한 불가결한 요소이다. 인간공동체의 불완전성에 비추어 혼인은 절대로 해체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평생 동안의 결합으로 이해되는 혼인의 개념에 비추어 배우자 일방에 의하여 언제든지 혼인관계가 해체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책주의를 취하면서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 예외를 인정하고, 파탄주의를 취하면서도 이혼을 불허하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책성의 희석

 

이러한 기준에 의할 때, 과거에 일방 배우자가 이혼청구를 하였으나 그 배우자가 유책배우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청구가 기각된 적이 있다 하더라도,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볼 때에는 그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 그러한 혼인관계는 이를 해소하더라도 혼인제도의 이상과 신의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유책성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는 예시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일방의 성격적 결함이나 잘못된 언행으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악화되었고, 그러한 이유로 과거 계속되었던 이혼소송에서 일방 배우자가 유책배우자로 판단되었더라도, 그 후로 상대방 배우자 또한 종전 소송에서 문제 되었던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면서 일방 배우자의 전면적인 양보만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과거 이혼소송에서 문제 된 유책행위가 매우 중대하고 그로 인하여 그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르렀다고 평가된다면, 그 이후의 사정은 파탄에 대한 귀책사유로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과거 이혼소송에서 문제 되었던 유책행위의 내용, 경위 등을 고려할 때 과거 이혼소송 당시 혼인관계가 일방만의 잘못에 의하여 완전히 파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거나 상대방 배우자가 그러한 잘못을 용서하기로 하고 혼인관계를 유지하기로 한 경우는 이와 달리 볼 수 있다. 이때 상대방 배우자 또한 그 후로 일체의 대화나 소통을 거부하거나 상대방의 전면적인 양보만을 요구하는 등으로 악화된 혼인관계의 회복 및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하여 일방 배우자가 혼인관계를 유지함에 상당한 고통을 토로하며, 경제적 보상이나 양육비지급, 면접 교섭 등을 이행함으로써 유책성이 상쇄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거나, 쌍방 간에 민형사 소송 등 혼인관계의 회복과는 도저히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이 남아있거나 장기간의 별거가 고착화되는 등으로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볼 때 그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면, 일방 배우자의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부부가 쌍방 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합치된다면 협의이혼에 의하여 혼인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혼인관계가 이미 와해되어 파탄에 이르러 회복될 가능성이 없고 일체의 대화나 협의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상대방 배우자가 이혼거절의사를 밝히며 협의이혼을 거부하여 일방 배우자가 반복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종전 이혼소송에서 일방 배우자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그의 이혼청구가 기각된 적이 있더라도,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혼인관계를 해소함이 신의칙에 반하여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로 유책성이 잔존하고 있는지가 판단되어야 하고, 상대방 배우자가 표명하고 있는 혼인계속의사에 대하여는 그()가 처한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에 비추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그 밖에 이혼청구의 허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요소

 

상대방 배우자가 경제적사회적으로 매우 취약한 지위에 있어 보호의 필요성이 큰 경우나 사회보장급여 기타 공법상 급여, 연금이나 사적인 보험 등에 의한 혜택이 법률상 배우자의 지위가 유지됨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 배우자의 지위가 취약한 경우 그만큼 축출이혼의 우려가 크다. 이러한 경우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함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이 역시 신의성실의 원칙 및 혼인 및 가족제도의 이상이라는 기준에서 도출되는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혼인관계의 유지 여부를 판단할 때 미성년자녀의 복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양육권은 부모 자신의 자유행사나 인격발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녀를 위하여 보장된 것이다. 부모의 양육권은 헌법상 부여된 이유와 목적인 자녀의 복리에 의하여 제한되므로, 부모가 자신의 책임을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부모의 양육권에 대한 제한이 정당화된다. 또한 가정은 단순히 부부만의 공동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자녀의 공동생활을 보호하는 기능도 가지므로, 혼인의 유지 또는 해소를 결정할 때에는 자녀의 복리를 고려하여야 한다.

 

4.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 및 요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 임정윤 P.505-527 참조]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의 혼인계속의사를 객관적으로 살펴보지 않은 채 그 혼인계속의사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 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만 판단한 점, 과거에 원고가 청구한 이혼청구가 기각되었더라도 그 후로 피고가 혼인관계 회복노력을 다하였는지, 피고 및 사건본인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는지 등의 사정에 기하여 유책성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혼인관계의 유지가 미성년자인 사건본인의 정서적 상태와 복리를 저해하고 있는지 및 그 정도 등에 대하여 심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청구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해석 및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이 있음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대상판결은 대법원 2013568 전합 판결에서 설시한 법리를 토대로, 유책주의 하에서 어떤 경우에 이혼이 허용된다고 볼 수 있는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어떤 경우에 허용되고 어떤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보완하였다.

또한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할 때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함을 명시적으로 설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