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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회사분할과 제재사유의 승계>】《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같은 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2. 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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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회사분할과 제재사유의 승계>】《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같은 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55159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분할 전 회사의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부과한 시정명령 등의 취소를 청구한 사건]

 

판시사항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같은 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회사 분할 시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위반행위를 이유로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대법원은 2007. 11. 29. 선고 200618928 판결에서 법률 규정이 없는 이상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과징금 부과처분과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명령 모두 해당 법 규정을 위반한 사업자를 처분 상대방으로 하는 점, 회사분할 전에 공정거래법 위반이나 하도급법 위반이 있는 경우 시정조치의 제재사유는 이미 발생하였고 신설회사로서는 제재사유를 제거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는 점(예를 들어 분할하는 회사가 목적물 등의 수령일부터 60일 이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만으로 하도급법상 시정조치의 제재사유가 발생하고, 이후 신설회사가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여 위 제재사유가 소멸하지는 않는다. 신설회사가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를 승계하였음에도 그로부터 일정 기한 내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것이 별도의 위반사실이 될 여지가 있을 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에게 하도급법 위반 제재사유가 있는 경우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을 선택적으로 부과할 수 있고, 과징금 부과처분의 성격이 공정거래법상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바, 제재사유 승계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음에도 법 위반사유에 대한 처분의 선택에 따라 제재사유의 승계 여부가 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부과처분에 관한 위 법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재사유의 승계에 관하여 법률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하도급법상 시정조치명령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과징금 부과 또는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였다. 현행 하도급법은 과징금 부과처분에 관하여는 신설회사에 제재사유를 승계시키는 공정거래법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나 시정조치에 관하여는 이러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이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이 회사분할 전 법 위반행위에 관하여 신설회사에 과징금 부과 또는 시정조치의 제재사유를 승계시킬 수 있는 경우를 따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는 사안, 즉 회사분할 전 법 위반행위에 관하여 신설회사에 시정조치의 제재사유가 승계되는지가 쟁점이 되는 사안에서는 이를 소극적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 사실관계

 

원고 등의 지위

 

분할 전 현대중공업 주식회사’(이하 분할 전 현대중공업이라 한다)2019. 6. 3. 조선, 엔진기계, 발전소 등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여 사명을 현대중공업 주식회사로 하는 원고를 새로 설립하였고, 같은 날 자신의 사명을 한국조선해양 주식회사로 변경하였다(이하 회사명을 표기할 때 주식회사는 생략함). 분할계획서에 따르면, 분할 전 회사에 속한 일체의 적극소극재산, 권리의무(공법상의 권리의무 포함) 및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가 분할대상 사업부문에 대한 것이면 그 사업부문이 귀속되는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에, 분할대상 사업부문 이외의 부문에 대한 것이면 존속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각각 귀속된다(, 성질 또는 법령에 따라 승계되지 않는 경우는 존속회사에 귀속되고, 분할계획서 기재 승계목록에 기재된 사항이거나 분할 전 회사의 이사회가 달리 규정한 사항은 그에 따른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분할 전 현대중공업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게 에콰도르 하라미호 발전소용 H32/40 엔진 실린더헤드(이하 이 사건 실린더헤드라 한다)를 제조 위탁한 자이고, 참가인은 선박 구성부문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자이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은 2010. 12. 29.부터 2012. 8. 20.까지의 기간 동안 참가인에게 이 사건 실린더헤드 336개를 발주하였고, 참가인은 2011. 6. 14.부터 2012. 8.

30.까지 발주 물량의 납품을 완료하였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은 2013. 5.경 에콰도르 하라미호 발전소에 납품한 H32/40 엔진에 냉각수 누수가 발생하여 이를 분해하여 확인한 결과, 참가인으로부터 납품받은 이 사건 실린더헤드에 균열이 발생하였음을 확인하고, 2013. 8. 21.부터 참가인과 이 사건 실린더헤드 하자의 원인, 대체품 공급 및 향후 대책 등의 방안을 협의하였다. 하자에 대한 책임 소재 등에 관하여 두 회사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하여 하자가 발생하자, 분할 전 현대중공업은 2015. 1. 9. 참가인에게 하자 책임의 소재는 추후 확인하여 책임이 있는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하되, 우선 고객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체품을 2015. 1. 15.까지 45, 같은 해 2. 5.까지 63, 같은 해 3. 10.까지 32개를 공급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분할 전 현대중공업에 2015. 1. 15. 및 같은 해 2. 6.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실린더헤드 108개를 납품하였으나, 분할 전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한 하도급대금 255,636,000(= 단가 2,367,000× 108)을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그 초과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라 한다).

 

이 사건 처분

 

피고는 이 사건 행위가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 및 제8항 위반이고, 분할계획서에 따라 원고가 2019. 6. 3. 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 사업부문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을 적용하여 재발방지명령 및 하도급대금 255,636,000원의 지급명령을 부과하였다(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원심 판단

 

원심은 상법 제530조의9 1, 2, 530조의10 규정에서, 신설회사 또는 존속회사가 승계하는 것은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인데,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이 부과되기 전까지는 단순한 사실행위만 존재할 뿐 그 과징금과 관련하여 분할하는 회사에 승계의 대상이 되는 어떠한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18928 판결 등)인데 위 판결 취지는 시정조치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는 점, 재발방지명령은 강학상 경찰행정의 성격이 강하여 위반사실이 신설회사에 승계된다고 인정할 여지가 높으나, 시정조치라는 하나의 조항에 규정된 재발방지명령과 지급명령을 구분하여 전자는 신설회사에 승계되나 후자는 그러하지 않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의 체계에 반하는 해석으로 타당하지 않은 점, 공정거래법이 개정(2020. 12. 29. 법률 제17799)되면서 분할 전 법 위반행위에 관하여 신설회사에도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되었는데, 입법자는 종전 규정의 해석으로는 신설회사에 대한 시정조치가 불가능함을 전제로 위 조항을 신설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법 위반행위를 한 원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한 자가 아닌 단순히 승계한 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자는 시정조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부작위에 의한 법 위반행위에 있어서 채무불이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신설회사법 위반행위를 한 원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하도급법 및 공정거래법의 문언 및 형식, 시정조치의 요건과 성격, 관련 법령의 개정 경위 등으로부터 알 수 있는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분할 이전의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하도급법상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 쟁점

 

위 판결의 쟁점은, 분할 전 회사의 하도급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신설회사에게 시정명령 등을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이다.

 

회사 분할 시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대법원은 2007. 11. 29. 선고 200618928 판결에서 법률 규정이 없는 이상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과징금 부과처분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22. 1. 11. 법률 제187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하도급법이라고 한다) 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명령 모두 해당 법 규정을 위반한 사업자를 처분 상대방으로 하는 점, 회사분할 전에 공정거래법 위반이나 하도급법 위반이 있는 경우 시정조치의 제재사유는 이미 발생하였고 신설회사로서는 제재사유를 제거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는 점(예를 들어 분할하는 회사가 목적물 등의 수령일부터 60일 이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만으로 하도급법상 시정조치의 제재사유가 발생하고, 이후 신설회사가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여 위 제재사유가 소멸하지는 않는다. 신설회사가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를 승계하였음에도 그로부터 일정 기한 내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것이 별도의 위반사실이 될 여지가 있을 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에게 하도급법 위반 제재사유가 있는 경우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을 선택적으로 부과할 수 있고, 그 과징금 부과처분의 성격이 공정거래법상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바, 제재사유 승계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음에도 법 위반사유에 대한 처분의 선택에 따라 제재사유의 승계 여부가 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부과처분에 관한 위 법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재사유의 승계에 관하여 법률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하도급법상 시정조치명령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2. 현행 공정거래법은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게 과징금 부과 또는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였다. 현행 하도급법은 과징금 부과처분에 관하여는 신설회사에게 제재사유를 승계시키는 공정거래법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나 시정조치에 관하여는 이러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와 같이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이 회사분할 전 법 위반행위에 관하여 신설회사에게 과징금 부과 또는 시정조치의 제재사유를 승계시킬 수 있는 경우를 따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는 이 사건 사안, 즉 회사분할 전 법 위반행위에 관하여 신설회사에게 시정조치의 제재사유가 승계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사안에서는 이를 소극적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피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분할 전 회사의 하도급법 위반(하도급대금 미지급) 관련 사업부분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는 이유로 재발방지명령 및 하도급대금의 지급명령을 부과하여 원고가 그 취소를 청구하였다.

 

대법원은, 위 법리에 따라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3. 회사분할과 제재사유 승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강정희 P.696-712 참조]

 

. 회사분할의 의의 및 법적 성질

 

회사분할은 한 회사의 영업을 둘 이상으로 분리하고, 분리된 영업재산을 자본으로 하여 회사를 신설하거나 다른 회사와 합병시키는 조직법적 행위를 의미한다.

, 분할회사의 적극소극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가 분리되어 다른 신설회사에 부분적으로 포괄승계되는 것이다. 회사분할의 법적 성질에 대하여 판례가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고, 통설적 견해는 회사재산의 부분적 포괄승계와 그 대가로서의 사원권의 부여를 본질적 요소로 하는 조직법단체법상의 행위 내지 제도로 보고 있다.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회사분할의 종류는 단순분할(인적분할, 상법 제530조의2 1), 흡수분할합병(530조의2 2), 신설분할합병(530조의6 2), 물적분할(530조의12)이 있고, 분할회사의 존속 또는 소멸 여부에 따라 분할회사가 소멸하는 경우(소멸분할)와 소멸하지 않는 경우(존속분할)로 나눌 수 있다. 이 사건 분할은 물적분할이자 존속분할에 해당한다.

 

. 회사분할의 효과

 

합병은 법인격이 합일되므로, 합병 전 회사의 법인격은 합병 후 회사에서 그 동일성이 유지되는 반면, 분할의 경우는 존속회사 외에는 법인격의 승계가 발생하지 않는다. 존속분할의 경우 분할회사가 존속하므로, 분할회사의 법인격이 존속회사에서 그 동일성을 유지하지만, 신설회사는 분할회사의 법인격을 승계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037813 판결). 신설회사는 분할 전 회사의 법인격을 승계하지 않으며, 두 회사는 별개의 법적 주체가 된다.

 

분할계획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에 특정된 분할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신설회사 또는 흡수분할합병의 상대방에게 이전한다(상법 제530조의10). 회사의 분할 내지 분할합병이 있는 경우에는 분할계획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분할 전 회사의 권리의무는 사법상의 관계나 공법상의 관계를 불문하고 그 성질상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신설회사 내지 존속회사에 포괄승계된다(대법원 1980. 3. 25. 선고 77265 판결,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044002 판결 등).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14729 판결 : 상법상 회사분할의 경우 피분할회사의 권리의무는 분할계획서에 따라 사법상 관계나 공법상 관계를 불문하고,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에 포괄승계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그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11782 판결 참조).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044002 판결 : 상법 제530조의10은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 또는 존속하는 회사는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계획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회사의 분할합병이 있는 경우에는 분할합병계약서에 따라 피분할회사의 권리의무는 사법상 관계나 공법상 관계를 불문하고 성질상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분할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하는 회사에게 포괄승계된다.

 

. 제재사유 승계 가부

 

행정제재처분 사유의 승계요건(법적 근거)

 

대부분의 행정법규가 사업의 양도양수(특정승계), 상속, 합병(포괄승계)의 경우 사업자의 지위 내지 권리의무 승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과 같이 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규정하는 경우도 있고 아래와 같이 영업자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먹는물관리법) 및 권리의무를 승계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물환경보전법)도 있다.

먹는물관리법

25(영업의 승계)

먹는물관련영업자가 그 영업을 양도하거나 사망한 때 또는 법인인 먹는물관련영업자가 합병한 경우에는 그 양수인상속인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으로 설립되는 법인이 그 영업자의 지위를 승계한다.

물환경보전법

36(권리의무의 승계)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종전 사업자의 허가변경허가신고 또는 변경신고에 따른 종전 사업자의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1. 사업자가 사망한 경우 그 상속인

2. 사업자가 그 배출시설 및 방지시설을 양도한 경우 그 양수인

3. 법인인 사업자가 다른 법인과 합병한 경우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으로

설립되는 법인

 

이와 달리 근거법령에 지위승계 등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 제재사유의 승계

를 인정하여 양수인 등에게 행정제재처분을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학계에서

는 다음과 같은 견해가 주장된다.

법률유보의 원칙상 행정제재처분 효과의 승계를 허용하는 명문규정이 직접 근거 법률에 있어야 한다는 견해(직접규정필요설), 민법 제1005(재산상속), 민법 제449(채권양도) 1항과 제453(계약에 의한 채무인수) 및 상법 제235(합병 후 회사의 권리의무승계) 등 사법규정이나, 공법상 영업자 권리의무의 승계규정을 직접(직접적용설) 또는 유추적용(유추적용설)하여 승계적성을 갖추고 있는 한 이들 규정에 따라 행정제재처분 사유도 승계된다고 보는 견해, 승계의 법적 근거는 문제 삼지 않고 당해 행정제재처분의 승계적성만 있으면 승계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승계요건의 법령상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 요건이 대물적 성질의 것이라면 그 성질상 자유로이 승계되며, 법령상 승계를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확인적 규정에 불과하다고 하는 견해(명문규정불요설)가 그것이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행정법규가 지위승계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어, 실무적인

관점에서의 논의 실익은 크지 않다. 예컨대, 아래 두 판결은 각각 공중위생영업의 지위승계에 관한 규정이 없는 사안(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1611 판결)과 신설회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사유 승계에 관한 규정이 없는 사안(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18928 판결)에 관한 것인데, 판결 이후 공중위생관리법에는 지위승계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고,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하여 분할 전 회사의 법 위반사유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과징금 부과(2012. 3. 21. 신설) 및 시정조치 부과(2020. 12. 29. 신설)가 가능해졌다.

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1611 판결 : 구 공중위생관리법(2000. 1. 12. 법률 제61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1조 제5항에서, 영업소폐쇄명령을 받은 후 6월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동일한 장소에서는 그 폐쇄명령을 받은 영업과 같은 종류의 영업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법 시행규칙 제19[별표 7] 행정처분기준 . 개별기준 3. 이용업에서 업주의 위반사항에 대하여 3차 또는 4차 위반 시(다만 영업정지처분을 받고 그 영업정지기간 중 영업을 한 경우는 1차 위반 시)에는 영업장폐쇄명령을 하고, 그보다 위반횟수가 적을 경우에는 영업정지, 개선명령 등을 하게 되며, 일정한 경우 하나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영업소에 대한 영업정지 또는 영업장폐쇄명령을, 이용사(업주)에 대한 업무정지 또는 면허취소 처분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영업정지나 영업장폐쇄명령 모두 대물적 처분으로 보아야 할 이치이고, 아울러 구 공중위생관리법(2000. 1. 12. 법률 제61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3조 제1항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은 공중위생영업자로 하여금 일정한 시설 및 설비를 갖추고 이를 유지관리하게 할 수 있으며, 2항에서 공중위생영업자가 영업소를 개설한 후 시장 등에게 영업소개설사실을 통보하도록 규정하는 외에 공중위생영업에 대한 어떠한 제한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한 것은 공중위생영업의 양도가 가능함을 전제로 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양수인이 그 양수 후 행정청에 새로운 영업소개설통보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영업양도양수로 영업소에 관한 권리의무가 양수인에게 이전하는 법률효과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 만일 어떠한 공중위생영업에 대하여 그 영업을 정지할 위법사유가 있다면, 관할 행정청은 그 영업이 양도양수되었다 하더라도 그 업소의 양수인에 대하여 영업정지처분을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 판례의 기본적인 입장

 

행정제재처분이 대인적 성질의 것인지 대물적 성질의 것인지를 구별하여 후자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승계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물적 처분인 경우에는 법령의 규정 등에 의하여 양수인이 양도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경우에는 제재사유 승계에 대한 법령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대법원 20011611 판결에 근거) 양수인에게 제재사유가 승계된다고 보는 반면, 대인적 처분의 경우 제재사유의 승계를 부정하는 것이 판례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대법원 20011611 판결의 경우 당시 공중위생관리법상 공중위생영업의 지위승계에 관한 규정이 없었음에도 영업양도양수의 법률효과에 기하여 양도인에 의한 법 위반행위를 제재사유로 양수인에게 제재처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혼합적 처분의 경우에도 대물적 처분의 성격이 강할 경우 제재사유의 승계를 긍정하였다.

 

. 회사분할과 제재사유의 승계가 문제 된 공정거래 선례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18928 판결 (= 승계 부정)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18928 판결 : 신설회사 또는 존속회사가 승계하는 것은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라 할 것인바,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이 부과되기 전까지는 단순한 사실행위만 존재할 뿐 그 과징금과 관련하여 분할하는 회사에 승계의 대상이 되는 어떠한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위 사건은 대우중공업(= 분할회사)이 다른 회사와 함께 지게차 가격 담합행위를 한 후 이와 관련 기계사업 부문을 분할하여 두산인프라코어(=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는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위 담합행위를 이유로 두산인프라코어에 과징금 부과처분을 한 사안이다.

 

과징금 부과처분 사유가 승계되는지 문제 되었는데, 대법원은 과징금이 부과되기 전에는 단순한 사실행위만 존재할 뿐 권리의무가 발생되지 않았으므로 그 사유가 승계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위 대법원판결 이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 공정거래법이 개정(2012. 3. 21.)되어 분할 전 회사의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분할 전 회사의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은 2020. 12. 29. 법 개정으로 규정되었다.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7342 판결 (= 승계 부정)

 

구 엘에스전선(= 분할 전 회사)이 전선사업 부문과 관련하여 입찰담합행위를 한 뒤 전선사업 부문을 엘에스전선(= 신설회사)으로 분할하였는데, 한국전력공사가 위 입찰담합행위를 이유로 엘에스전선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한 사안이다.

 

원심은 분할 전 입찰담합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처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1심판결을 그대로 인용함), 대법원은 법리 설시 없이 원심을 수긍하였다. 이 사건의 제1심은 과징금에 관한 선례인 위 대법원 200618928 판결의 법리를 원용하였다.

 

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8244389 판결 (= 승계 긍정)

 

알림시스템(= 분할회사)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이 내려진 뒤 그 처분과 관련된 사업부문을 에스에이텍으로 분할하였고, 분할 이후 그 처분의 효력이 발생된 사안(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 ② 집행정지 결정 → ③ 분할 → ④ 처분 효력 발생)에서 에스에이텍(= 신설회사)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입찰에서 낙찰자의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사건이었다.

 

1심은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은 대물적 처분이 아닌 대인적 처분에 해당하여 회사분할 시 승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2심은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이 취소되지 아니한 채로 2017. 6. 15.부터 효력을 발생하게 되었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알림시스템으로부터 분할될 당시에 이 사건 처분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아 제재처분 사유의 승계와 같이 취급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위 처분의 효과는 원고에게 승계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판결하였다. 대법원은 별도의 법리 설시 없이 분할계획서의 내용 및 입찰참가자격제한 제도의 실효성 확보 등을 이유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의 효과는 원고에게 승계된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이상 판례의 태도를 종합해 보면, 행정법규위반자에게 아직 행정제재처분이 행해지지 않은 단계에서 그 법적 지위를 승계한 자에게 행정제재처분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제재사유의 승계문제)행정법규위반자에게 행정제재처분이 행해진 단계에 그 법적 지위를 승계한 자에게 행정제재처분의 효과가 승계되는가 하는 문제(‘제재처분 효과의 승계문제)는 구분하여 보아야 한다.

 

유형은 제재사유 발생 분할 처분이 문제 됨에 반하여, 유형은 제재사유 발생 처분 분할이 문제 된다는 점에서 그 적용 국면에 차이가 있다.

 

앞의 , 선례는 유형, 선례는 유형에 해당한다.

 

이 사건(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55159 판결)의 경우 제재처분이 있은 이후에 분할된 것이 아니어서 유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55159 판결)의 경우

 

원수급자의 권리·의무 승계 여부

 

분할신설회사는 분할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계획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포괄승계한다(상법 제530조의10, 대법원 200618928 판결). 이 사건 분할계획서에 의하면 분할 전 회사에 속한 일체의 적극소극재산, 권리의무(공법상의 권리의무 포함) 및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가 분할대상 사업부문에 대한 것이면 그 사업부문이 귀속되는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에, 분할대상 사업부문 이외의 부문에 대한 것이면 존속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각각 귀속되도록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각 처분과 관련된 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 사업부문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으므로, 원고가 분할 전 회사가 수급사업자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의무도 승계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회사분할의 효과를 분할하는 사업부문에 관한 포괄승계로 보는 이상 원고가 원사업자로서의 권리ㆍ의무를 승계하는 것으로 보아야지 단순히 하도급대금의 금전지급 채무만 승계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고가 원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것과 하도급대금 미지급이라는 하도급법 제13조 위반의 지위까지 승계하는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인데, 여기에는 승계긍정설과 승계부정설이 대립한다.

 

이 사건의 검토

 

대법원은 2007. 11. 29. 선고 200618928 판결에서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선언한 이래 현재까지 그 법리를 유지하고 있다. 원고가 분할 전 회사의 하도급대금 지급채무 또는 원사업자로서 하도급대금 지급의무를 승계하였다고 하더라도 분할 전 회사의 법 위반행위라는 사실관계를 승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측면에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대법원판결을 이해할 수 있다.

 

침익적 행정처분은 상대방의 권익을 제한하거나 상대방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그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를 더욱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43491 판결 등 참조).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시정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존재하여야 할 것인데, 현행 하도급법은 과징금 부과처분에 있어 신설회사에 제재사유를 승계시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시정조치에 관하여는 이러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공정거래법이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과징금 부과 또는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 그렇다면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시정조치명령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하도급법의 태도라고 보아야 한다.

 

하도급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시정조치명령은 해당 법 규정을 위반한 사업자를 처분 상대방으로 하고 있다. 분할 전 회사가 목적물 등의 수령일부터 60일 이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그 순간 하도급법상 시정조치의 제재사유가 발생한다. 이후 신설회사가 이를 지급하였다고 하여 위 제재사유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마찬가지로 신설회사가 하도급계약과 관련한 계약상 지위 및 권리의무를 승계한 (분할)시점에 새로이 하도급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하고, 그 의무를 위반한 때에 신설회사 고유의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지급명령 또는 시정명령을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4.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강정희 P.696-712 참조]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47892 판결은 분할 전 회사에 부과된 하도급법상 벌점을 이유로 신설회사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제한 등 요청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위 판결은 하도급법상 벌점이 부과된 상태를 승계를 인정할 정도로 구체화된 공법상 책임이 수반된 법적 지위로 보았기 때문에 승계 여부에 관하여 대상판결과 달리 판단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승계대상이 법위반 사실관계에 불과한지 공법상 지위 내지 의무책임이 구체화된 경우인지에 따라 승계여부를 달리 판단하여야 하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분할 전 회사의 법 위반행위사실은 승계되지 않는다는 선례의 태도를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