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처분문서)의 효력을 뒤집는 방법]【윤경변호사】
<협상의 중요성>
초임 판사 시절 사업을 하는 친구가 법률상담을 구해온 적이 있다.
상대방이 처분문서인 ‘계약서’에 기하여 그 친구의 계약 위반을 이유로 거액의 위약금 소송을 제기한 내용이다.
아무리 검토해도 친구 쪽이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여 이 점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자신이 직접 읽고 서명까지 한 처분문서인 계약서의 관련 조항 해석과 사실관계에 비추어 위약금을 물어주어야 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몇 달 뒤 그 친구를 만났을 때 뜻밖의 답을 들었다.
‘잘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아니 이길 수 없는 소송을 어떻게 풀었다는 것인가.
너무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답인즉, 술 한잔 걸치면서 위약금의 절반만 나누어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너무도 간단한 해법이었다.
강력한 효력을 지닌 ‘계약서(처분문서)의 효력을 뒤집는 방법’은 존재했던 것이다.
나에게 ‘협상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중요한 에피소드이다.
풀어야 할 일이 발생하면, 난 언제나 협상 및 그 기술(skill)을 먼저 염두에 둔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론이 있다.
이는 두 사람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여 취한 행동이 오히려 두 사람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을 말한다.
함께 죄를 짓고 잡혀 온 두 사람의 용의자가 있을 때, 두 사람 모두 범행을 끝가지 부인하면 둘 다 무죄로 석방될 수 있지만, 결국에는 두 사람 모두 자백을 하고 실형을 선고받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을 동안 공범자가 자백을 하고 풀려나면 자신만 혼자 죄를 뒤집어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백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이해가 상반되는 자 상호간에는 대립과 불신이 작용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일방이 패배자가 되거나 ‘죄수의 딜레마 이론’처럼 쌍방이 패배자가 되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Win-Win할 수 있는 전략은 언제나 존재한다.
백전백승의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폴레옹은 수백 번의 전투에서 승리한 뛰어난 지략가였지만, 워털루 전투에서 보수적 성향의 웰링톤 장군에게 단 한번 패배한 이유로 권좌에서 물러나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되어 최후를 마쳤다.
전투에서 이길 확률은 2분의 1이다.
50%의 승률을 최대로 올리는 최선의 전략이 있을 뿐이다.
협상이란 언제나 필요하다.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는 자는 자신의 주장을 큰 목소리로 떠들며 상대방의 양보를 주장하는 자가 아니다.
상대방의 결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울수록 협상에 실패하고, 오히려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한 태도로 여유 있게 웃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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