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소박한 천혜의 자연이 있는 코카서스 여행<조지아(Georgia) 아르메니아(Armenia) 아제르바이잔(Azerbaijan)>(13)】《사랑의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6. 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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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천혜의 자연이 있는 코카서스 여행<조지아(Georgia) 아르메니아(Armenia) 아제르바이잔(Azerbaijan)>(13)】《사랑의 도시(The City of Love)인 조지아(Georgia)의 시그나기(Sighnaghi)를 걷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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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딱 런던 같다.
툭하고 건들면 바로 눈물을 쏟아버릴 것 같은 사람처럼.
그런 위험한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시그나기(Sighnaghi)로 갔다.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내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걷다보니 순식간에 구름이 밀려나가고 화창한 햇님이 나를 반긴다.

여기는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해발 800M 고원에 위치한 사랑의 도시(The City of Love)이다.
시그나기 성벽은 18세기 후반 국왕 에르크 2세에 의해 절벽 위에 세워졌는데, 길게 장관을 이루어 둘러처져 있고, 23개의 망루가 있다.
성벽에서 바라보는 ‘알라자니 밸리(Alazani Valley)’ 평원의 경관은 아주 빼어나다.
멀리 코카서스 산맥도 보인다.
    
불어오는 시원함 바람은 땀을 식혀주고, 끝이 안보이는 드넓은 평원은 시력까지 좋아지게 만든다.
이탈리아의 토스카나(Toscana)와 닮았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멀리 높게 솟은 나무들이 정말 이탈리아의 그것과 겹쳐보이기 시작했다.
    
시그나기를 걷는 내내 햇살에 눈이 부셨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부풀려 놓았다.
성벽 너머 저 멀리 하늘에 길게 늘어진 구름 띠는 팔을 뻗으면 손에 닿을 것만 같다.

사랑의 도시답게 온통 빨간색 지붕을 덮은 집들이 마을을 더욱 예쁘고 로맨틱하게 연출했다.
    
자갈이 깔린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즐겁다.
붉은 색 지붕의 아기자기한 주택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환상적이다.
전망이 좋은 카페를 들어가 차 한 잔 마셨다.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다른 세상처럼 아름답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푸른 산이 눈 앞에 펼쳐져 있고, 막대사탕처럼 알알이 꽂혀있는 푸른 나무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을 흔들고 있다.
    
볼을 스치는 바람에게 얼굴을 내어주며,
오늘 하루 살아있음을 느낀다.
    
비스듬히 내리쬐는 햇살에 온몸이 잠긴다.
하늘이 은빛으로 변하는 것만 같았고, 그래서 잠시 눈을 감았다.
시간이 조금만 느리게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