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소박한 천혜의 자연이 있는 코카서스 여행<조지아(Georgia) 아르메니아(Armenia) 아제르바이잔(Azerbaijan)>(23)】《조지아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6. 13. 03:19
728x90

【소박한 천혜의 자연이 있는 코카서스 여행<조지아(Georgia) 아르메니아(Armenia) 아제르바이잔(Azerbaijan)>(23)】《조지아(Georgia) 카즈베기(Kazbegi)의 구다우리 전망대(Kudauri Observatory)에 오르다. 상쾌한 바람이 부는 산 정상에 있다. 오늘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바스라져도 괜찮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https://yklawyer.tistory.com/category/%EB%B3%80%ED%98%B8%EC%82%AC%20%EC%9C%A4%EA%B2%BD/%EC%88%98%ED%95%84

    
나는 마음껏 기뻐하고, 슬퍼할 거예요.
이런 날 보고 사람들은 감상적이라느니,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그대로 표현한다고 수근거리겠지만,
나는 삶이 주는 기쁨과 슬픔, 그 모든 것을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마음것 느끼고 표현하고 싶어요.
   -'빨강머리 앤' 중에서 -

카즈베기(Kazbegi)로 향하는 도로는 사방이 온통 녹색의 푸르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화질이 아주 좋은 TV로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구다우리(Gudauri)는 코카서스의 알프스라 불린다.
코카서스의 전경을 파노라마뷰로 볼 수 있는 구다우리 전망대(Kudauri Observatory)에 올랐다.
코카서스 산맥에 자리한 ‘구다우리’는 조지아(Georgia)의 아름다운 대자연을 품은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마을이다.
    
러시아-조지아(Georgia) 간 조지프스크 조약 기념으로 세워진 기념물 ‘구다우리 전망대’는 모자이크 타일로 만들어진 벽화가 특징인 인기 있는 명소이다.
‘모자이크 파노라마 조형물’이 있는데, 모자이크 조형물은 소련 시절 러시아와 조지아 양국간의 우정의 기념비이다.
    
이 조형물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데, 조지아(Georgia)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국경 부근에는 몇 년 전 러시아가 조지아(Georgia)를 침략한 후 만든 “압하지야(Abkhazia)”와 “남오세티야(South Osetia)”라는 미승인국이 존재한다.
조지아(Georgia)의 국토에 러시아인들은 밀어 넣어 자국화시키려고 만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과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조지아’는 ‘러시아’를 아주 싫어한다.
폴란드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싫어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우정의 기념비’라니!!!
    
‘대한민국’이나 ‘조지아(Georgia)’ 모두 강대국 옆에서 위치한 역사를 가지다보니, 승부욕이 강하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것이 매우 닮았다.
그리고 술과 음악을 사랑한다.
아니 술은 더 많이 마시고 더 잘 마시는 것 같다.
커다란 정수기 생수통만 한 병에 담긴 와인을 마트에서 팔고 있으니 말이다.
    
구다구리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가 놀랍도록 환상적이다.
여행 중에 가끔 글이나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만난다.
자유와 방랑 사이의 어딘가, 현실의 부재를 채우는 기쁨과 낭만.
가지고 있던 사소한 번민들이 부스러기처럼 작아지는 이 순간,
내가 지금 이 웅장한 장면 속에 담겨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게 용서가 되는 순간.
그래서 대자연이 좋다.
가끔 만나는 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감정들 때문에.

상쾌한 바람이 부는 산 정상에 있다.
오늘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바스라져도 괜찮다.
훗날 어렴풋이 꿈 속에서라도 기억이 나면 좋겠다.
그러면 내게 꽤나 솔직했던 순간이 거기에 있었다고 말해 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