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고개 숙인 남자의 깔끔떨기 생존비법】《남자는 젊은 시절에는 온 집안을 깔끔하지 않게 만드는 것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나이가 들면서 정리정돈을 하기 시작하는 것은 죽기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9. 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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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남자의 깔끔떨기 생존비법】《남자는 젊은 시절에는 온 집안을 깔끔하지 않게 만드는 것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나이가 들면서 정리정돈을 하기 시작하는 것은 죽기 전에 세상을 다시 원위치로 되돌려 놓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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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물건은 제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은 상태를 공식 용어로는 지저분한 상태라고 한다.

애초에 제자리가 없는 물건을 공식용어로는 쓰레기라고 부른다.

 

남자들은 천성적으로 깔끔하지 않다.

뱀허물처럼 옷을 벗어 놓는 습성은 남자들의 핏속을 흐르는 DNA에 각인되어 있다.

아마 그래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 옆에는 지저분한 남자를 사랑하는 깔끔떨기 좋아하는 여자가 항상 대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양말 뒤집어서 세탁기에 넣었다고 잔소리 듣지 않은 남자가 있을까?

어머니부터 시작하여 하숙집 아주머니, 여왕마마, 그 다음은 공주들로 이어진다.

심지어 또르까지 벗어 논 양말과 옷을 물고 흔들어대며 잔소리를 해댄다.

 

한 사람의 깔끔함은 다른 한 사람에게는 혼돈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 두 사람은 한 집에서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집 안이 너무나 깔끔하게 정돈된 나머지 어떨 때는 다른 집인줄 착각한 적도 있다.

사람조차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이런 집에서는 화장실에 가는 일조차 쉽지 않다.

대장이 운동하기에 너무나 부담스런 환경이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소변이 새 커튼이나 벽 쪽으로 튀게 되는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반드시 발생하고야 만다는 점도 볼일 보기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다음의 질문에 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천성적으로 지저분한 사람이다.

아침에 일어난 후 잠자리를 정리정돈하는 일이 정말 쓸데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차 안에 음식물이나 음료수 포장지가 버려진 채 이틀 이상 방치된 적이 있었는가?

음악 CD의 알맹이가 케이스와 일치하지 않아도 1년씩 그대로 두는가?

 

깔끔함의 비결은 수납공간의 이용태도에 좌우된다.

물건을 수납장 안에 잘 정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방 전체를 하나의 수납장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물건이 방 안에 있기만 하면, 그리고 방문이 닫혀 있기만 하면 그 자체로 충분히 깔끔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신기한 연구결과를 보았다.

여자들은 너무 깔끔 떠는 남자들 역시 싫어한다는 것이다.

항상 청소하고 정리정돈을 멈추지 않는 남자들 역시 여자에게 끊임없는 짜증스러움의 원천이 된다.

 

하지만 집안이나 사무실의 정리정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단정하고 깨끗한 옷차림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용모가 지저분하고, 냄새 풍기는 것을 피해야 한다.

 

남자는 젊은 시절에는 온 집안을 깔끔하지 않게 만드는 것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한다.

나이가 들면서 정리정돈을 하기 시작하는 것은 죽기 전에 세상을 다시 원위치로 되돌려 놓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생이란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식별 가능한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다만 그 패턴을 인식하기까지 평생이 걸릴 수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