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고독을 즐기면서도 혼자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5. 2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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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즐기면서도 혼자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윤경변호사】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 인생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난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혼자서 음악을 듣고, 서재에서 홀로 독서를 하고,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은 채 운동을 하고, 혼자 커피를 마시며 사색에 잠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 인생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홀로 있는 시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어 좋다.

 

외로움에 감사하고 그 고독감에 친절하게 귀를 기울이면, 내가 진정 그리워하고 바라는 것이 들린다.

고독이 엄습할 때 오히려 당당한 사람이 진짜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이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고독에 길들여지면 겁나는 게 없다.

중심이 잡히면 혼자 있어도 결코 외롭지 않다.

중심이 잡힌 사람은 자유롭다.

‘자유’란 자기를 살 줄 아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적막한 희열’ 그걸 말하는 거다.

 

<고독을 즐기지만, 고립은 견디기 어렵다.>

 

‘늘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추구하면서 자기의 기쁨과 편안함을 우선으로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혼동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고독’과 ‘고립’의 차이다.

 

고독은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남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반드시 온다.

 

‘늘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혼자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벽을 쌓은 채 자신만의 성에 갇혀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다.

 

난 해외 여행을 좋아하지만, 혼자 떠나지 못한다.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

 

저녁 무렵 독일 로만틱 가도에 있는 호젓한 성의 망루에 올라 아름답게 지는 해를 바라보며 가슴에 벅차 “정말 좋다! 그치?”라고 말했을 때 옆에서 “그러게 진짜 좋다!”라고 말해 줄 사람, 프랑스 남부 해변가에서 바베큐 요리와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며 “우와, 이거 맛있지 않니?”라고 물으면 “응, 정말 맛있어”라고 답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이곳으로의 여행은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그 순간 옆에 아무도 없다면, 너무 외롭고 쓸쓸할 것이다.

 

혼자만의 경험과 느낌은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래져 가기 쉽다.

그러나 함께 나누는 기억은 추억이 되고, 삶이 된다.

둘 사이의 공간에 저장되어 의미를 부여 받고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고 말해도 여전히 외롭지 않고 즐겁다면,

그것은 당신이 지금 혼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고독을 즐긴다고 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싫다는 말은 아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둘 뿐이다.

서로 아낌 없이 마음을 주되, 서로의 마음 속에 묶어 두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