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깜비의 유골을 뿌리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6. 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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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비의 유골을 뿌리다.]【윤경변호사】

 

<미래의 새로운 상처가 두려워 과거에 머물지는 않겠다.>

 

오늘 가족들과 함께 서울대 캠퍼스에 가서 깜비의 유골을 뿌렸다.

깜비와 함께 자주 산책을 했던 곳이다.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일이지만, 깜비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아 계속 미루어왔다.

 

잔디밭과 오솔길 등 깜비와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마음 한 구석에 사라지지 않는 깜비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다.

깜비의 물건들을 아직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다.

 

또르와 놀다보면, 문뜩문뜩 깜비에 대한 ‘죄책감’이 살아난다.

그럼에도 이제는 깜비를 보내려 한다.

 

과거의 상처는 과거에 연연한다고 아물지 않는다.

현재에 충실할 때야 비로소 치유되는 법이다.

 

미래의 새로운 상처가 두려워 과거에 머물지는 않겠다.

 

<깜비야, 잘 가라.>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의 유품을 가장 많이 챙겼다.

어머니의 흔적을 그대로 두고 싶었다.

어머니의 존재를 상기시켜 줄 소중한 단서를 간직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것은 꿈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모든 것이 바뀌었다.

엄마의 옷과 반지에서는 더 이상 엄마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엄마의 유품을 정리함으로써 과거의 슬픔에서 벗어 났다.

엄마는 내 마음과 추억 속에 아름답게 존재할 뿐이다.

이제는 엄마에 대한 행복한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

 

깜비의 유골을 뿌리더라도

죽을 때까지 깜비는 내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아 있을 것이다.

 

내가 힘들었던 시절 좋은 추억과 사랑을 주고 간 깜비야, 잘 가라.

나중에 하늘 나라에서 보자.

 

또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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