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중년, 아직 무더운 여름의 절정]【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6. 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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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아직 무더운 여름의 절정]【윤경변호사】

 

<여전히 절실하게 푸를 수 있고 뜨거울 수 있는 나이>

 

삶에는 단계 별로 시점마다 독특한 ‘질감’이 있다.

중년의 나이는 ‘8월 말’의 들판과 같다.

늦여름이 절정에 다다를 무렵 세상은 투명하게 푸르면서 열기로 뜨겁다.

그래서 늦여름은 오만하다.

 

어떻게 이토록 푸르고 뜨거울 수 있단 말인가?

이때 푸르지 못한 사람은 푸르러 볼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숨 가쁘게 뛰는 가슴으로 뜨거워 보기도 힘들 것이다.

 

좋은 여름이 좋은 가을을 만든다.

그래서 곧잘 초초해지고 절박해지는 것이 바로 중년에 들어설 즈음이다.

 

중년이 되면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안쪽 깊은 곳에 새로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

아직 며칠 더 절실하게 푸를 수 있고 뜨거울 수 있다.

살면서 한 가지 흔적이라도 남길 수 있다는 오만을 떨 수 있는 며칠이 남아 있는 것이다.

‘절실함’과 ‘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만들지만, 꿈과 열정을 포기하는 것은 영혼을 주름지게 만든다.>

 

중년 이후에도 꿈이 있고 가슴 뛰는 삶이 있다.

중년 이후의 삶을 위축시키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세월을 살아가는 ‘체념적인 삶의 방식’이다.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은 비극이 아니다.

오히려 꿈을 꾸지 못하고 꿈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것이 더 슬픈 일이다.

 

절박감은 꿈이 있는 사람에게만 생겨난다.

현실밖에 없는 사람은 절박하지 않다.

그들에게 삶은 그저 지루하고 짜증스런 반복의 연속일 뿐이다.

 

오래 살았다고 나이가 드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꿈을 저버릴 때 나이가 드는 것이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만들지만, 꿈과 열정을 포기하는 것은 영혼을 주름지게 만든다.

열정을 잃고 사는 사람이 최고로 늙은 사람이다.

 

중년이 되어 시작해도 늦은 것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기에 늦은 인생이란 없다.

 

늦은 만큼 절실할 수 있으니까 괜찮다.

빈둥거리며 보낸 게으른 시간이 있고, 후회가 있고, 반전과 깨달음이 있는 삶은 재미있다.

더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