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잡글을 쓰는 이유]【윤경변호사】
페북(facebook)이나 블로그(blog)에 ‘잡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약 2년 전부터다.
법원에 있을 때는 민사집행이나 저작권에 관한 단행본, 법원실무제요, 각종 주석서 및 법률논문 80여 편 등 주로 학술적인 책과 논문만 써왔다.
그 덕분에 '놈팽이' 기질이 있음에도 꽤나 오랫동안 '학구적인 인물'로 행세할 수 있었다.
페북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눈팅만 하다가 우연히 일상에 관한 단상을 적은 글을 쓴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호기심에 끄적여 본 잡글인데, 그것이 내 인생에 큰 변화를 주었다.
내가 쓴 글에 내 스스로 강력한 자기암시에 걸려 버렸다.
사람은 자신의 속마음과 다른 글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글을 쓰고 읽는 동안 마음이 편해지고 사는 것이 점점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모든 일에 자신감이 더 생기고 대담해 졌다.
전에는 어설프게 아는 것들을 쌓아 놓고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거만을 떨곤했다.
어느 덧 나이 든 나는 좀 더 마음을 비우려 한다.
욕심을 내려 놓으니 예전에 쫒아 보냈던 좋은 사람들이 하나 둘 내 곁으로 다가 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따뜻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정작 삶에서 이룬 것은 많지 않지만, 이제 내 몸에서는 제법 사람 냄새가 난다.
그리고 나는 그 냄새를 돈보다 더 사랑한다.
한때는 성취감을 충족시키려 앞만 보고 달렸는데, 막상 그 욕심을 비우니 더 넓게 사람사는 세상이 보인다.
‘잡글을 쓰는 이런 습관’이 나에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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