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고개 숙인 남자는 건강검진이 두려워.]【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6. 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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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남자는 건강검진이 무서버.]【윤경변호사】

 

건강검진을 받으러 아침 7시 30분에 파이낸스빌딩 38층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산하다.

메르스 영향인가 보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병원에서 제공하는 죽을 먹으러 39층으로 올라가니 아무도 없다.

 

이젠 갈수록 검진결과를 듣기가 싫다.

각 장기마다 ‘폐차 연령’이 얼마 남았는지 확인하는 절차 같기 때문이다.

외견상 수치는 2-3년 전의 것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내 몸은 전과 달리 반응한다.

남자들에게는 아침에 ‘Morning Erection’이 생긴다.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말이다.

 

아침에 몸은 잠들어 있는데, ‘그놈’은 일어나기 몇 시간 전부터 벌써 깨어나 말짱한 정신으로 이리저리 뒤척인다.

전에는 ‘그놈’이 기특했다.

젊고 건강하다는 강력한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제는 맥이 빠진다.

‘그놈’이 신호를 보낼 때 가장 현명하고 올바른 행동은 바로 화장실로 가서 볼 일을 보는 것이다.

그것은 오줌보가 가득 찼다는 표식에 지나지 않는다.

 

이때 범하는 최악의 실수는 정말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왜냐면 그 것은 빵빵해진 방광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무완수, 진화의 목표 달성’이라는 만족감은 얻겠지만, 아침 식사전 소량의 단백질 손실로 하루 종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자.

내일부터 다시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