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작은 것 하나 하나 정성을 들일 때 그 지극한 정성으로 세상은 바뀐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8. 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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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 하나 하나 정성을 들일 때 그 지극한 정성으로 세상은 바뀐다.]【윤경변호사】

 

<“저 놈 하나한테는 분명히 소용이 있소이다.”>

 

젊은 부부가 폭풍이 휩쓸고 간 바닷가를 걷고 있었다.

격랑과 높은 파도로 난데없이 불행을 당한 바다생물들이 온통 해변에 널려져 있었다.

여기 저기 널린 바다생물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젊은 부부가 발 디딜 틈조차 찾기 힘들었다.

해파리, 해삼, 불가사리, 그것 말고도 많은 바다생물들이 알록달록한 담요처럼 바닷가를 덮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해안에서 한 노인을 보게 되었다.

그는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고 있었다. 부부는 걸음을 멈추고 노인의 이상한 행동을 지켜 보았다.

그는 몸을 숙이고 바다생물을 하나 주웠다.

그걸 손으로 곱게 보듬더니,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다시 해변으로 나와 다시 같은 걸 하나 주워들고 조심조심 물속으로 돌려 보내 주었다.

 

부부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뭐하세요, 할아버지? 헛수고 하시는 것 모르세요? 벌써 죽은 놈, 죽어 가는 놈이 수천 마리가 넘어요. 해변을 다 뒤덮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봐야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아요.”

 

노인은 숨이 깔딱깔딱 넘어가는 새끼 문어 한 마리를 주워들었다.

부부가 하는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 걸 손으로 조심스레 보듬어 바다로 걸어 들어갔다.

물 속에 문어를 넣고, 문어 몸에 덕지덕지 분은 모래와 촉수에 뒤엉켜 있는 해초 따위를 살랑살랑 씻어내 주었다.

가만히 손을 낮춰 그 작은 생물이 다시 바다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문어가 다리를 쭉 펴더니 집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생기를 되찾았다.

혼자서 앞으로 나아갈 만큼 기운을 차리게 할 요량으로 손을 모아 그 어린 것에게 힘을 더 주었다.

그걸 지켜보면서 또 하나의 생명이 안전히 자기 길을 갈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으로 노인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그리곤 몸을 돌려 자기 발자국을 밟으면서 해변으로 돌아왔다.

노인은 눈을 들어 부부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저 놈 하나한테는 분명히 소용이 있소이다.”

 

젊은 부부는 힘겨운 환경에서 도저히 안될 것 같고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는 무력감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노인의 시각을 달랐다.

할 수 없는 것 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보았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첫 한 걸음’부터이다.

 

<변화의 시작은 작은 발걸음부터 출발한다.>

 

중용 23장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작은 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온다.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其次는 致曲이라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하니 唯天下至誠이 爲能化니라.)”

 

누군가 한사람이 깨달으면 백 명이 변하고, 백 명이 깨달으면 세계가 변한다.

그 변화의 시작은 작은 발걸음에서 시작한다.

 

변화의 시작은 한 사람의 솔선수범이다.

먼저 깨닫고 실천하면, 그 작은 발걸음이 세상을 바꾼다.

 

아무리 큰 일도 작고 보잘 것 없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피라미드를 쌓고자 원한다면, 그것은 결국 처음 돌 하나를 나르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작은 것 하나 하나 정성을 들일 때 그 지극한 정성으로 세상은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