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점금석(點金石)의 비밀’]【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8. 2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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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금석(點金石)의 비밀’]【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경험’만이 유일한 보물이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큰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

희귀 도서들의 대부분이 타버렸다.

화재 속에서 건져낸 책도 상태가 불량해서 대여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할 수 없이 도서관은 헐값에 책들을 모두 도매상에 넘겼다.

 

어느 날 한 가난뱅이 남자가 5센트를 주고 도매상으로부터 책 한권을 샀다.

비록 군데군데 그을리긴 해도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 남자는 틈틈이 독서를 하며 무료한 시간들을 달랬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맨 마지막 페이지를 읽다가 ‘점금석(點金石)의 비밀’을 알게 됐다.

 

점금석은 신비로운 자갈이다.

어떠한 금속도 황금으로 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일반자갈과 큰 차이가 없지만 만지면 차가운 일반자갈과 달리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는 이 같은 비밀을 안 이후 모든 일을 내팽개치고 무작정 바닷가로 향했다.

자갈과 모래가 넓게 깔린 해변을 바라보며 그는 반드시 점금석을 찾아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점금석만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점금석을 찾는 일이었다.

며칠 동안 고생을 했는데도 점금석은 커녕 차가운 자갈만 만지게 되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그동안 고른 자갈들을 하나씩 바다 먼 곳을 향해 힘껏 던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갈을 던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점금석을 찾아 헤매던 어느 날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설마 작가가 책에 거짓말을 써놓은 건 아닐까?

대체 점금석이란 게 진짜 있기나 한 것인가?

 

돌을 줍는 일에 점차 흥미를 잃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잡히는 자갈을 바다로 던졌다.

그러던 순간 그는 아차했다.

이미 습관적으로 던져버린 자갈에서 온기를 느꼈고 그것이 점금석이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는 돌을 주워서 바다에 던지는 “습성”이 몸에 배어버렸던 것이었다.

결국 그토록 원하던 마법의 돌을 손에 쥐었음에도 불구하고, 습관 때문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실의에 빠진 그는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봤더니 왕이 나라에 힘을 보탤 인재를 찾고 있었다.

 

왕은 힘이 센 남자를 찾는다며 5Kg짜리 돌덩이를 가장 멀리 던지는 사람에게 후한 상을 주겠다고 했다.

눈이 번쩍 뜨였다.

몇 년 동안 자갈만 주워다가 던지곤 했으니 그 정도 무게의 돌덩이를 멀리 던지는 일은 자신이 있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사람들 앞으로 걸어가 돌덩이를 번쩍 집어 들고는 힘껏 던졌다.

약속대로 왕은 그에게 관직과 함께 황금과 집 한 채를 선물했다.

 

지난날을 회상해봤다.

이제와 생각하니 이 모든 일은 낡은 책 한권 덕분이었다.

점금석은 비록 놓쳤지만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해준 책이니 낡은 표지를 떼어내 깨끗한 새 표지로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책의 겉표지를 떼어내고 나니 그 안에 쪽지가 한 장 있었고,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점금석은 없습니다.

당신을 진짜 황금으로 만들어줄 그것은 바로 당신의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