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여자들의 깔끔떨기에 대범하게 맞서기】《조금 어지럽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게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것 아니겠는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3. 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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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깔끔떨기에 대범하게 맞서기】《조금 어지럽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게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것 아니겠는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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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물건은 제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은 상태를 공식 용어로는 지저분한 상태라고 한다.

애초에 제자리가 없는 물건을 공식용어로는 쓰레기라고 부른다.

 

남자들은 천성적으로 깔끔하지 않다.

뱀허물처럼 옷을 벗어 놓는 습성은 모든 남자들의 핏속을 흐르는 DNA에 공통적으로 각인되어 있다.

아마 그래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역사상 그들 옆에는 지저분한 남자를 사랑하는 깔끔떨기 좋아하는 여자가 항상 대기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양말 뒤집어서 세탁기에 넣었다고 잔소리 듣지 않은 남자가 있을까?

어머니부터 시작하여 하숙집 아주머니, 여왕마마, 그 다음은 딸들로 이어진다.

이제는 또르까지 벗어논 양말을 물고 흔들어대며 잔소리를 해댄다.

 

한 사람의 깔끔함은 다른 한 사람에게는 혼돈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 두 사람은 한집에서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 여자들은 너무 깔끔을 떤다.

집안이 너무나 깔끔하게 정돈된 나머지 어떨 때는 다른 집인줄 착각한 적도 있다.

사람조차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이런 집에서는 화장실에 가는 일조차 쉽지 않다.

대장이 운동하기에 너무나 부담스런 환경이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소변이 새로 단장한 변기 바깥쪽 바닥으로 튀게 되는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반드시 발생하고야 만다는 점도 볼일 보기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신기하게도 우리 누님들은 너무 깔끔 떠는 남자들을 싫어한다.

항상 청소하고 정리정돈을 멈추지 않는 매형들은 오히려 누님들에게 끊임없는 짜증스러움의 원천이 된다.

 

사실 집안의 정리정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단정하고 깨끗한 옷차림을 유지하는 것 말이다.

제발 그 정도로 만족해주면 좋겠는데

 

조금 어지럽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게 어지럽고 혼돈스러운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