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난 커피를 마시지 않고 씹는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9. 11. 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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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커피를 마시지 않고 씹는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점점 커피를 마시는 횟수와 양이 늘어난다.

요즘 출시되는 원두 커피의 맛이 예전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다.

향과 맛도 너무 다양해서 선택의 폭도 넓다.

 

우리 가족 모두가 커피와 홍차 매니아들이다.

오늘 들여 온 초대용량의 원두커피 한 봉지도 한 달 안에 순식간에 없어질 것이다.

 

서재에서 책을 읽을 때 항상 커피 한 잔을 옆에 둔다.

커피 한 모금 입에 물고 돌리면 향긋한 커피향이 입에 퍼진다.

 

정신을 맑고 순수한 상태로 만든다.

어지러운 생각과 우울함을 모두 날려 버린다.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진실의 번개가 내리치는 것처럼 삶의 실체를 일깨워준다.

 

커피 잔 옆에 커피 원두 몇 알을 놓아둔다.

원두 한 알씩 그대로 입에 넣고 씹는다.

갓 볶은 커피 원두가 입 안에서 부스러지면서 쌉싸름한 향이 입 안에 가득 퍼진다.

향긋하고 오묘한 향이다.

 

처음에는 깨진 원두쪼가리의 거친 식감이 거슬릴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해질수록 투박한 뒷 맛에 중독이 된다.

 

아주 오래 전에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소설 안에 주인공이 주머니 속에 커피 원두를 넣고 한 알씩 꺼내 그냥 씹어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젠 가끔씩 커피를 마시지 않고 씹는다.

은근히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