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분리불안장애】《또르(Thor)가 강제퇴원을 당한 까닭은...》〔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9. 11. 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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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장애】《또르(Thor)가 강제퇴원을 당한 까닭은...》〔윤경 변호사

 

원래 토요일인 오늘이 또르(Thor)가 퇴원하기로 예정된 날이다.

수술 받은 다음날인 목요일 저녁에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금요일에 또르를 퇴원시키라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본 즉, 또르가 방광결석제거수술을 받은 후부터 전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식은 물론 물조차 입에 대지 않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하루가 지나면,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또르의 분리불안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는 너무 심해 집에서 요양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분리불안장애는 애착대상과 분리되는 상황에 대해 심한 수준의 공포, 불안 반응을 보여 적응상의 문제를 초래하는 장애라고 한다.

 

어제 집으로 데려 왔다.

음식을 주자, 순식간에 먹어 치운다.

 

분리불안장애를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인터넷을 검색했다.

거리를 두고, 외출시 일부러 무관심해야 한단다.

 

오늘부터 또르와 거리를 두겠다.

침대에서 함께 자지 않고, 껴안거나 무릎에 올려놓지 않으며, 배에 배방구를 하는 등의 무절제한 애정표현을 삼가려 한다.

 

(내 속마음 : 근데 참 쉽지 않다. 또르를 보는 순간 와락 껴안고 싶어 미치겠다. 그런 거 할려구 애완견과 함께 사는 건데...)

 

집에 들어오면 꼬리를 흔들고 배를 발라당 까보이는 또르를 애써 무시하련다.

 

(내 진심 : 전에는 배를 쓰다듬은 다음 꼭 안아 주었는데, 내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또르는 침울한 표정으로 자기 집에 들어가 내 눈치를 본다. 마음이 괜히 아프다.)

 

간식을 달라고 할 때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내발을 툭툭 치면서 놀아 달라고 할 때도 또르를 개무시해야겠다.

 

(내 무의식 : 아아, 정말 이래야 할까? 당당히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애완견이 아름다운 건데... 응해 주고 싶어 손이 떨린다.)

 

오늘 하루가 무척 힘들게 지나간다.

아악, 틀렸어. 난 못해!!!

 

정작 심한 분리불안장애를 가진 이는 또르가 아니라 나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