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외로움】《뻥뚫린 내 가슴 속에 허허로운 찬바람이 분다.》〔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9. 11. 2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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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뻥뚫린 내 가슴 속에 허허로운 찬바람이 분다.》〔윤경 변호사

 

아파트 문을 열었는데,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나를 반기는 또르가 보이지 않는다.

 

집 안이 너무 조용하고 썰렁하다.

외롭고 춥다.

너무 추워 온도를 높이려고 보니, 이미 30도로 맞추어져 있다.

 

또르의 보금자리를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안방의 낡은 집은 갖다 버렸다.

 

대신 포근하고 따뜻한 새 보금자리를 두 개 마련했다.

또르는 맨바닥에는 눕지 않고, 푹신한 러그 위에서만 지내기 때문이다.

 

세상은 너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가슴 속에 그리움이 쌓일 공간이 없고, 어쩌다 생기는 그리움의 작은 조각조차 메마른 사막의 모래 속에 묻히고 말았다.

 

또르는 이 잃어버린 그리움을 되찾게 만들었다.

그리움 속에서 사랑의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고 삶의 두근거림을 발견하게 된다.

한 조각 그리움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그리움은 존재가 아니라 부재로 느낀다.

그리움 속에서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사랑이 곁에 있을 땐 사랑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랑은 뒷모습을 보이는 순간 그 정체를 드러낸다.

별이 사라진 후에야 별 덕분에 밤이 얼마나 밝았는지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텅빈 잡안의 낡고 보잘 것 없는 의자에 버려진 채 느껴지는 미열의 정체는 무얼까?

차오르는 슬픔일까, 식지 않은 미련일까.

 

사랑이 없어지고 나면 그제야 사랑이 보인다.

사랑은 존재가 아니라 부재로 느끼는 것이다.

 

또르의 보금자리를 어루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