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전갈의 독침에 찔린 수도승】《어느 본성을 따를 것인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6. 1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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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의 독침에 찔린 수도승】《어느 본성을 따를 것인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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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강가.

아침 햇살이 잔잔한 물결 위를 흘러가는 어느 순간, 한 수도승이 강물에 몸을 담그려 다가갔다.

그때 그의 시선이 머문 곳엔,

작고 여린 생명이 허우적대고 있었다.

 

물살에 떠밀려 가는 전갈 한 마리.

그것은 어쩌면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존재였다.

그러나 수도승의 눈엔, 그것 또한 살아 있는 한 생명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구조되자마자 전갈은 그 손을 찔렀다.

날카로운 고통이 그의 손끝에서 심장까지 전해졌고,

전갈은 다시 강물 속으로 빠졌다.

 

수도승은 또다시 그 생명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또다시 찔렸고, 또다시 떨어뜨렸다.

세 번째, 네 번째

주변 사람들은 말렸다.

"그건 전갈입니다. 본성이 그렇습니다. 당신만 다칩니다."

 

그때 수도승은 조용히 말했다.

전갈은 전갈의 본성을 따랐고, 나는 나의 본성을 따랐습니다.

그것이 전갈에게 주어진 삶이라면, 연민과 자비는 나의 길이기에 나는 나의 본성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갈림길에 선다.

상처를 줄 것 같은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지,

배신할지 모르는 관계를 믿어야 할지,

무례함에 맞서야 할지, 그냥 모른 체해야 할지.

 

그때 선택의 기준은 단 하나,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이다.

 

우리 안에는 수도승도 있고, 전갈도 있고, 방관자도 있다.

어떤 본성에 귀 기울일 것인가는 오롯이 우리 몫이다.

우리가 더 많은 이유를 가진 쪽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랑을 품은 쪽을 따르기로 결심한다면,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체로키 인디언들의 이야기처럼

우리 안에는 늘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다.

하나는 분노와 질투의 늑대,

다른 하나는 연민과 자비의 늑대.

 

그리고 결국 이기는 건 우리가 먹이를 주는 쪽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본성에게 밥을 주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