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2023 KLPGA 대상 시상식】《젊을 때는 철이 없지만, 늙어서는 힘이 없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1. 20. 22:34
728x90

 

2023 KLPGA 대상 시상식】《젊을 때는 철이 없지만, 늙어서는 힘이 없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https://yklawyer.tistory.com/category/%EB%B3%80%ED%98%B8%EC%82%AC%20%EC%9C%A4%EA%B2%BD/%EC%88%98%ED%95%84

 

2023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KLPGA의 고문변호사인 덕분에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는 10여년 이상 매년 시상식에 참석을 했다.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은 이예원 프로가 차지했다.

사진 한 장 함께 찍었다.

금년도 3관왕인 이예원 프로는 나이가 겨우 20살이다.

2018년의 대상수상자인 최혜진 선수도 당시 만 19세였다.

 

10대 후반의 어린 선수들이 20대 후반의 노땅 선수들을 완전 압도해 버리는 곳이 바로 스포츠의 세계다.

그만큼 젊음이 놀랍도록 무섭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노년은 내 문제가 아니었다.

늙음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그건 먼 미래의 나중에였다.

 

그러나 앞으로 올 날의 어느 때로 한껏 유예해 둔 늙음의 시간은 그리 멀리 있는 추상적인 미래가 아니었다.

자동차 사이드 미러에 새겨진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는 글귀처럼 어느 순간 우리 나이 또래에게 다가와 있었다.

 

젊다는 형용사이고, ‘늙다는 동사다.

젊어간다는 말은 없어도 늙어간다는 말이 존재한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누구에게나 늙음은 진행형이다.

 

나름 건강하다고 자부하지만, 역시 젊은이와는 비교할 것이 아니다.

요즘은 인생의 어떤 시점보다도 더 열심히 근력운동을 한다.

그렇다고 내가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거나, 젊은이의 체력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마지막 발악을 한다.

 

무언가에 몰입을 하면서 열심히 일할 때는 내가 아직 젊은 청춘이라고 생각하다가도 또 어떤 때는 이미 지는 태양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하루 동안 일어나는 마음의 변덕이 밀물과 썰물처럼 오고 간다.

 

노화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주관적인 감각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몸이 먼저 그 순간을 알아차린다.

젊을 때는 철이 없지만, 늙어서는 힘이 없다.

구글포토가 겨우 2-3년 전의 오늘 이맘때 여행사진을 보여준다.

벌써 얼굴모습에 차이가 난다.

 

소설 은교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해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얻은 벌이 아니다.”

몸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불편해 할 것이 아니라 감사하게 여기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반백년을 쓰며 여기까지 오게 한, 마모된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호기심을 유지하며, 곱게 늘고 싶다.

품위 있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 여름, 가을, 겨울을 다 경험하고 그 풍경들을 기억하고 있으면서 그 추억의 단편들이 몸으로 배어 나와 사계가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을 이루는 감성적이고 가슴 뛰는 사람으로 늙고 싶다.

긴 세월을 살아온 고목이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에게 쉴 곳을 마련해 주듯, 자라나는 세대가 힘들 때 마음 놓고 푸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늙고 싶다.

삶의 고통과 역경, 세상의 불합리와 부조리도 웃어 넘기는 여유와 포용력을 가진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