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아도취,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이유】《온 몸이 쑤시는 근육통이 정말 너무 좋다. 그 뻐근함과 통증이 도파민과 엔돌핀을 솟구치게 만든다. 활력이 솟구치고 열정이 생긴다. 파닥파닥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나이가 들면서 안하던 짓을 한다.
바로 ‘근력운동’, ‘간헐적 단식’, ‘찬물샤워’다.
1주일에 3번씩 꾸준히 PT를 받다보니, 이제는 운동이 일상생활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1년 내내 근육통이 있다.
파스를 달고 산다.
나이에 비해 너무 무리하는 것 같으니, 1주일에 1-2번만 하라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온 몸이 쑤시는 근육통이 정말 너무 좋다.
그 뻐근함과 통증이 도파민과 엔돌핀을 솟구치게 만든다.
활력이 솟구치고 열정이 생긴다.
파닥파닥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통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일종의 중독이다.
‘행동을 실천에 옮기면, 그 행동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결국 성격이 되고, 그 성격은 궁극적으로 내 삶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제 습관을 넘어 내 삶을 이루고 있다.
간헐적 단식도 습관이 되다보니, 속도 편하고 몸도 너무 가볍다.
찬물샤워는 말할 것도 없다.
아침 뿐 아니라, 저녁 운동을 마친 후에도 찬물샤워를 한다.
그 전에는 감기들까봐 찬물샤워 후에는 가운을 즉시 입고 보온을 하였는데, 지금은 벗은 몸 그대로 자연발열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
근육을 만져보면, 5분도 되지 않아 온 몸이 뜨거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찬물샤워가 가져다주는 놀랍고도 신기한 현상이다.
내 정장용 와이셔츠는 모두 슬림핏이다.
그런데 근력운동으로 인해 광배근과 어깨가 발달하자 와이셔츠 단추가 잘 잠겨지지 않는다.
터질 것 같은 단추 때문에 와이셔츠가 작아보여 다른 사람 눈에 보기 흉할 수 있다.
그래서 와이셔츠를 한 치수 큰 것으로 바꾸려다가 그만 두었다.
난 넓어진 가슴으로 인해 와이셔츠가 꽉 끼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야말로 자아도취,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것이다.
거울을 보면서 이제는 역삼각형으로 된 몸매를 이리저리 살펴본다.
만약 당신이 장시간 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시야에 들어 온 그 모습에 사랑을 느끼고 다시 쳐다보고 싶어 안달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아도취’다.
자아도취에 빠지면 대체로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른다.
나이들어 내가 왜 하지 않던 행동을 하는 걸까?
오로지 ‘건강’ 때문이다.
말년에 늙고 병든 몸을 갖게 되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이젠 구두 뒤축을 땅에 깊숙이 박고 꼿꼿이 서서 ‘체력저하’에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순순히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마라,
늙은이는 일생의 끝자락에 흥분하고 소리쳐야 한다;
분노하라, 빛이 죽어가는 것에 분노하라.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의 엔딩 장면에 나오는 이 시처럼, 언젠가 노쇠함에 무릎을 꿇을지라도, 지금은 강렬하게 저항해 보고 싶다.
부단한 열정으로 온 마음을 다해 싸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