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내가 자아도취,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이유】《온 몸이 쑤시는 근육통이 정말 너무 좋다. 그 뻐근함과 통증이 도파민과 엔돌핀을 솟구치게 만든다. 활력이 솟구치고 열정이 생긴다.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2. 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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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아도취,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이유】《온 몸이 쑤시는 근육통이 정말 너무 좋다. 그 뻐근함과 통증이 도파민과 엔돌핀을 솟구치게 만든다. 활력이 솟구치고 열정이 생긴다. 파닥파닥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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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안하던 짓을 한다.

바로 근력운동’, ‘간헐적 단식’, ‘찬물샤워.

 

1주일에 3번씩 꾸준히 PT를 받다보니, 이제는 운동이 일상생활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1년 내내 근육통이 있다.

파스를 달고 산다.

나이에 비해 너무 무리하는 것 같으니, 1주일에 1-2번만 하라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온 몸이 쑤시는 근육통이 정말 너무 좋다.

그 뻐근함과 통증이 도파민과 엔돌핀을 솟구치게 만든다.

활력이 솟구치고 열정이 생긴다.

파닥파닥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통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일종의 중독이다.

 

행동을 실천에 옮기면, 그 행동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결국 성격이 되고, 그 성격은 궁극적으로 내 삶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제 습관을 넘어 내 삶을 이루고 있다.

 

간헐적 단식도 습관이 되다보니, 속도 편하고 몸도 너무 가볍다.

찬물샤워는 말할 것도 없다.

아침 뿐 아니라, 저녁 운동을 마친 후에도 찬물샤워를 한다.

그 전에는 감기들까봐 찬물샤워 후에는 가운을 즉시 입고 보온을 하였는데, 지금은 벗은 몸 그대로 자연발열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

근육을 만져보면, 5분도 되지 않아 온 몸이 뜨거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찬물샤워가 가져다주는 놀랍고도 신기한 현상이다.

 

내 정장용 와이셔츠는 모두 슬림핏이다.

그런데 근력운동으로 인해 광배근과 어깨가 발달하자 와이셔츠 단추가 잘 잠겨지지 않는다.

 

터질 것 같은 단추 때문에 와이셔츠가 작아보여 다른 사람 눈에 보기 흉할 수 있다.

그래서 와이셔츠를 한 치수 큰 것으로 바꾸려다가 그만 두었다.

난 넓어진 가슴으로 인해 와이셔츠가 꽉 끼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야말로 자아도취,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것이다.

거울을 보면서 이제는 역삼각형으로 된 몸매를 이리저리 살펴본다.

 

만약 당신이 장시간 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시야에 들어 온 그 모습에 사랑을 느끼고 다시 쳐다보고 싶어 안달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아도취.

자아도취에 빠지면 대체로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른다.

 

나이들어 내가 왜 하지 않던 행동을 하는 걸까?

오로지 건강때문이다.

말년에 늙고 병든 몸을 갖게 되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이젠 구두 뒤축을 땅에 깊숙이 박고 꼿꼿이 서서 체력저하에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순순히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마라,

늙은이는 일생의 끝자락에 흥분하고 소리쳐야 한다;

분노하라, 빛이 죽어가는 것에 분노하라.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의 엔딩 장면에 나오는 이 시처럼, 언젠가 노쇠함에 무릎을 꿇을지라도, 지금은 강렬하게 저항해 보고 싶다.

부단한 열정으로 온 마음을 다해 싸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