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언젠가 다가올 이별의 아픔에 대처하는 방법】《지금 또르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함을 깨닫는다. 죽는 순간까지 또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2. 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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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가올 이별의 아픔에 대처하는 방법】《지금 또르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함을 깨닫는다. 죽는 순간까지 또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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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르와 산책을 하는 날이다.

연말 분위기를 위해 예쁜 산타 옷을 입혔다.

또르는 워낙 출중한 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어 어떤 옷이든 잘 소화해낸다.

 

어제 저녁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반려견 안락사에 대한 내용을 보았다.

15년간 함께한 반려견이 불치병 판정을 받아 신체적 고통을 받자, 좋은 추억만 심어주고 보내기 위하여 미국의 젊은 청년이 울면서 반려견을 하늘나라로 보내주는 내용이었다.

 

그 장면을 보자 나도 마음이 울컥하면서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펑펑 쏟아졌다.

이미 세상을 떠난 깜비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깜비가 죽었을 때 소리내어 꺼이꺼이 울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죽음을 만나고 그토록 많은 이별을 했건만 아무리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이별이다.

모든 이별은 처음 맞이하는 것처럼 언제나 낯설고 고통스럽다.

 

언제 무슨 일이 모르는 게 삶이라서 이미 8살이 넘은 또르가 나보다 먼저 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불안하게 내 마음을 엄습한다.

생각하기도 싫은 상상이다.

 

젊은 법관 시절 힘들고 괴로울 때는 깜비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깜비를 볼 때마다 커다란 위안을 받았다.

서울대 잔디밭에 앉아 푸르른 신록과 구름이 떠있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양재 서울시민의 숲의 벤치에 앉아 오만 가지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떠오른다.

그때는 그게 기쁨인지 몰랐다.

 

그런데 건강하던 깜비가 쓰러진 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다.

힘없이 누워 있다가도 안아주면 마지막 힘을 다해 내 얼굴을 핥았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면서 물 한모금 삼키지 못할 때 깜비가 건강하게 뛰놀던 그 시절이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더불어 있을 수 있는 이 순간이 너무도 소중한 것인데 그때는 몰랐다.

 

답은 하나다.

또르와 함께 있는 지금의 이 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잘 보내야지

그래야 덜 아프고, 덜 후회한다.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이별을 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떠날 사람을 떠날테고, 남을 사람은 남을 것이다.

이무리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 그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쉽지만 행복한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말이다.

 

깜비 생각을 하면 울컥한다.

깜비가 떠난 공백이 너무 크고 허전해서 또르를 들였다.

다시는 그런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 또르와의 시간을 충실히 보내려 한다.

지금 또르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함을 깨닫는다.

죽는 순간까지 또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