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어린 생명에게 독극물을 흡입시킨 회사가 멀쩡하게 활개 치는 나라]【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6. 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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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생명에게 독극물을 흡입시킨 회사가 멀쩡하게 활개 치는 나라]【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회사는 영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걸까>

 

상품이라면 그 어떤 것도 척척 팔아치우는, 그야말로 만능인 프로 세일즈맨이 있었다. 그는 치과의사에게 칫솔을 팔고 제빵사에게 빵을 파는가 하면, 맹인에게 텔레비전을 팔기도 했다.

 

한번은 어떤 친구가 그에게 농담조로 이런 말을 했다.

"내 자네 실력은 인정하네만, 자네가 엘크(말코손바닥사슴, 현존하는 최대의 사슴으로, 몸집이 말보다 크다)에게 방독면을 팔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세일즈맨이라는 걸 인정하겠네."

 

그 말을 들은 세일즈맨은 성취욕이 불타 올라 그 길로 불원천리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산간지방을 찾아갔는데, 바로 엘크들만 모여 산다는 삼림이었다.

 

첫 번째 엘크를 만난 세일즈맨이 반갑게 말을 건넸다. "엘크 선생, 당신에게 꼭 필요한 방독면을 가져왔습니다!"

 

엘크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허 참, 이렇게 공기 좋은 산 속에서 방독면이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안 됐소만 당신은 잘못 찾아온 거요!"

 

"하지만, 엘크 선생.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반드시 방독면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허 참......!"

 

세일즈맨은 그날부터 그곳에다 커다란 공장을 짓는 일에 착수했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가 찾아와 혀를 차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난 그저 장난삼아 해본 말인데?"

 

"염려 말게. 난 장난이 아닐세."

몇 달 후 공장이 완공되어 가동되자 다량의 유해물질이 공장 굴뚝에서 흘러나와 산 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며칠이 안 되어 예전의 그 엘크가 세일즈맨을 찾아와 말했다.

"나한테 방독면 하나 파시오."

 

"거 보시오!" 세일즈맨이 흐뭇하게 웃으며 엘크에게 방독면을 넘겨주었다.

엘크가 방독면을 착용해 보고 나서 만족해하며 말했다.

"거참, 신기한 물건이네! 지금 다른 친구들도 방독면이 필요한데, 좀 더 없습니까?"

 

"물론, 있고 말고요,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내드리죠."

 

"그런데 이 공장에선 대체 뭘 생산하는 겁니까?"

 

엘크의 물음에 세일즈맨이 시무룩이 웃으며 말해주었다.

"방독면이오."

위 내용은 많은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판매강화용 직원교육자료에 소개되어 있는 일화다.

이런 비윤리적, 비도덕적인 우화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 당황스럽고 놀랍기만 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가습기살균제(세정제)로 인해 폐손상증후군(기도 손상, 호흡 곤란ㆍ기침, 급속한 폐손상(섬유화) 등의 증상)을 일으켜 영유아, 아동, 임신부, 노인 등이 사망한 사건이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잇단 사망 사건은 2011년 4월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의료기관의 신고로 임산부 7명과 남성 1명 등 8명에 대한 역학조사가 실시됐다.

이후 그해 8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원인 미상의 폐손상 원인이 가습기살균제(세정제)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가습기살균제의 사용 자제와 판매 중단ㆍ회수 권고를 내렸다.

이후 11월에는 인체독성을 공식 확인했다.

 

2013년 5월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의심사례가 400건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사망자가 120여 명에 이른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중 중증환자들은 엄청난 폐이식 수술비와 매달 천문학적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고 있다.

 

거대기업의 힘은 강하다.

독극물이 첨가된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한 많은 아이들이 사망하였음에도 기업들은 멀쩡하다.

아직까지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전혀 없다.

보상은 커녕 책임을 회피하면서 발뺌만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어처구니 없고 황당한 일이 대체 어느 나라에서 일어난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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