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게 만들어야 한다.]【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11. 1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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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게 만들어야 한다.]【윤경 변호사】

 

<용두사미>

 

용두사미(龍頭蛇尾)란 시작은 거창하게 하다가 마무리에서 흐지부지됨을 말한다.

중국 송나라 때의 불서(佛書) ‘벽암록(碧巖錄)’에 나오는 말이다.

 

용흥사(龍興寺)라는 절에 진존숙(陳尊宿)이란 고승이 있었다.

어느 날 낮선 중이 용흥사에 찾아 왔다.

그 당시 사람들은 상대방의 학식과 도를 알아보기 위해 선문답을 주고 받았다.

 

진존숙이 화두를 먼저 던지자 갑자기 상대방이 “에이-!”하고 소리쳤다.

진존숙은 순간 당황했으나 곧 평정을 되찾고 말했다.

“한번 큰 꾸지람을 들었소이다.”

 

그런데 그 중은 소리만 질렀을 뿐 그 다음은 아무 말이 없었다.

진존숙은 딴청을 부리고 있는 그를 찬찬히 뜯어보고 고승이 아님을 금방 알아차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알아들으라는 뜻으로 이렇게 말했다.

“비슷한 것은 맞지만 같지는 않군요.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가 아닐까 의심스럽습니다.”

아무리 용의 흉내를 내더라도 한낮 뱀에 불과한 줄 다 알고 있다는 뜻의 선문(禪問)이었다.

 

이번에도 그 중은 “에이-!”하고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이에 진존숙은 그 중을 보고 말했다.

“도형(道兄)께서 지금 자구 허세만 부리고 있는데, 세 번 네 번 그렇게 한 다음에는 소승의 질문을 또 어떻게 감당하시려고 그러시오?”

그러자 그 중은 그만 뱀꼬리를 내리듯이 슬그머니 자세를 낮추었다.

 

<남의 눈을 의식해서 허세를 부릴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직장을 그만 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남의 눈을 의식해 그럴듯하게 하려고 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경우 그럴듯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초라해 보이고 왠지 어설프게 느껴진다.

크고 폼나는 일처럼 보이고 싶어 무리수를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하려는 생각은 접어두는 것이 현명하다.

소규모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자.

그래야 만약에 일이 뜻대로 안 되어도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

실패의 경험을 유용하게 살려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을 시작할 때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당장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