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주는 선물은 잘못된 것일까?]【윤경변호사】
선물에 관한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2010년 기준 한 가구당 평균 386개의 물건을 쓰지 않은 채 보관하거나 방치하고 있으며, 그 중 48%의 용품이 선물로 받은 물건이란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 중 절반이 선물로 받은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거나 신세를 갚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물건보다는 돈을 주는 것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보다 중요하고 더 높은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이 경제학적으로는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줄 것인가 아니면 현금을 줄 것인가는 더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선물을 살 때 ‘과연 무엇을 좋아할까’를 수도 없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한 것이 떠오르지 않을수록 그 사람을 생각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고민은 깊어진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권이자 애정의 표현이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에게 돈만 덜렁 준다면 아마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질 게 분명하다.
‘그래, 나를 별로 사랑하지 않으니까’ 또는 ‘선물 사는 시간이 아깝고, 선물사기가 귀찮고 짜증나서 그랬겠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돈으로 사랑을 표현할 경우에 놓치게 되는 즐거움도 있게 마련이다.
몇날 며칠을 고민해 마련한 선물을 보고서 사랑하는 사람이 감동의 눈물을 흘릴 때의 기쁨 말이다.
자기가 간절히 갖고 싶어했거나 사랑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은 행복감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살 것이고, 그게 그 사람의 만족도를 높이는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현금보다 애정과 진심이 담긴 선물을 원한다면, 그런 생각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선물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이 돈을 원하면 돈을 주고, 선물 받기를 원하면 선물을 사주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다.
이런 배려가 사랑하는 사람의 만족도를 가장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는 이 두 가지를 절충했다.
돈을 주면 그녀가 원하는 것을 살 수는 있지만, 간절히 갖고는 싶은데 비경제적인 물건은 사는 것을 망설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예쁘고 깜찍한 지갑을 갖고 싶은데, 너무 비싸서 자기 돈으로는 구매하기 아깝다고 느끼는 경우다.
그때는 그녀에게 돈을 주어도 그것을 사지 못한다.
대신 그녀는 이런 것들을 선물 받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난 받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하고 그에 상응하는 돈을 준다.
이런 방법은 너무 기교적이고 낭만이 없어 보여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비싸지는 않아도 가볍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꽃’이나 ‘공연 티킷’은 돈보다 항상 월등한 효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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