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청춘)을 낭비한 죄 - 빠삐용(PAPILLON)](윤경변호사)
꿈에 빠삐용은 하얀 양복에 하얀 베레모 차림으로 사막을 걸어간다.
저 앞 지평선에 재판관이 앉아 있고 그 옆에 양쪽으로 각각 여섯 명씩 배심원이 서 있다.
재판관: 네 죄를 알렸다(You know the charge).
빠삐용: 나는 무죄입니다(I'm innocent).
나는 그 포주를 죽이지 않았습니다(I didn't kill that pimp).
증거도 없는데, 억지로 내 죄를 만든 것입니다
(You couldn't get anything on me and you framed me).
재판관: 그것은 진실이다(That is quite true).
하지만 너의 진정한 죄는 포주의 죽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But your real crime has nothing to do with a pimp's death).
빠삐용: 그러면 무엇이 내 죄란 말입니까? (Well then? What is it?)
재판관: 네 죄는 인간이 범할 수 있는 가장 흉악한 죄다.
(Yours is the most terrible crime a human being can commit).
너의 죄목은 청춘(인생)을 낭비한 죄다.
(I accuse you of a wasted life).
그러자 빠삐용은 고개를 푹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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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J. 셰프너의 영화「빠삐용」은 공통점이라고는 살려는 의지와 죽을 장소밖에 없는 두 죄수의 이야기다.
프랑스령인 적도 부근 기아나로 향하던 죄수 수송선에서 빠삐용(Henri 'Papillon' Charriere: 스티브 맥퀸 분)과 드가(Louis Dega: 더스틴 호프만 분)는 서로 만난다.
빠삐용은 무죄지만 살인죄로, 그리고 드가는 위조 지폐범으로 형을 선고받아 죄수들이 겪는 끔찍한 일들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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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빠삐용이 꿈을 꾸는 ‘사막의 심판(Desert Trial)’ 장면에서,
"너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청춘을 낭비했기 때문에 유죄다"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누명을 쓰고 죄 없이 외딴섬의 감옥에서 종신형을 살게 된 빠삐용은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하여 하늘을 우러러 하소연하곤 하였다. "하늘이시여 제가 왜 죄 없이 이 고생을 하여야 합니까?"하고 하소연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죄가 있는 사람”이란 걸 깨달고,
"청춘(인생)을 낭비한 죄"를 스스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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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시계가 뱉어내는 소리는,
“째깍, 째깍, 째깍” 아니라
“상실, 상실, 상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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