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가장 기분좋게 하는 향기(Aroma)】《오랫 동안 목욕 안한 또르에게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무얼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광복절인 오늘 또르와 함께 야외에 나가 브런치를 먹었다.
날씨가 무더워 시원한 커피샵에도 들렸다.
난 향기로운 냄새, 자연의 향을 매우 좋아한다.
냄새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향긋하고 기분 좋은 향을 맡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심지어 예민하게 날이 서 있는 신경마저 부드러워진다.
자연 속을 걸을 때 나무 냄새, 풀잎 냄새, 바람 냄새를 맡으면, 스트레스가 날라간다.
토바코향, 가죽 냄새, 나무 타는 냄새, 커피향 등 다양한 냄새를 맡고 체험하는 것이 즐겁다.
반면 난 역겨운 냄새를 잘 견디지 못한다.
가끔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풍기는 남자들의 ‘고약한 땀 냄새’나 ‘싸구려 남성 향수 냄새’는 그런대로 참지만, 악취나는 남성 입냄새는 정말 견디기 어렵다.
산이나 숲으로 가지 않는 한 자연의 향을 맡기는 어렵지만, 이를 대신해 주는 것이 있다.
바로 ‘향수(Perfume)’다.
국비유학생으로 미국 Duke대 Law School에서 공부할 때 처음으로 다양한 향수를 접했다.
그 후 영화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추억(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이란 영화를 보고 나서 향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처음 접한 향수는 크리드(Creed)의 '어벤투스(Aventus)'와 딥띠끄(Diptyque)의 ‘탐다오(Tamdao)’였다.
초창기에는 크리드와 딥띠크를 가장 많이 사용했는데, 그 중 위 2가지는 가장 선호하는 향수라서 여러 개를 산 기억이 있다.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기분 좋은 향을 접했을 때의 그 황홀함은 매우 컸다.
위 영화 “향수(Perfume)”의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벤 위쇼 Ben Whishaw 분)’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그 뒤로 아닉 구딸(Annick Goutal), 조 말론(Jo Malone), 펜할리곤스(Penhaligon's)를 순차로 접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닉 구딸의 ‘닌페오미오(Ninffeo Mio)’와 펜할리곤스의 '엔디미온(Endymion)'을 즐겨 쓴다.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조 말론(Jo Malone)’과 ‘딥띠끄(Diptyque)’이다.
최근에는 ‘샤넬(Chanel)’과 ‘프라다(Prada)’, ‘탐포드(Tom Ford)’를 번갈아 가면서 뿌리지만, 그 중 탐포드(Tom Ford)의 “네롤리 포르토피노(Neroli Portofino)”를 가장 좋아한다.
위 “영화 향수(Perfume)”에 나오는, 남부프랑스에 있는 향수의 도시 ‘그라스(Grasse)’로 직접 가서, ‘프라고나르(Fragonard)’ 향수를 직접 구입한 적도 있다.
그중 프리볼(Frivole) 향이 가장 마음에 든다.
위 영화의 모티브가 된, ‘베키오 다리’를 보러 이탈리아 피렌체를 2번이나 방문했다.
고급향수나 좋은 와인, 향긋한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오묘한 아로마(Aroma)는 우리를 환상적인 세계로 이끈다.
근데 이런 향수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
은은한 비누향이다.
하지만 역시 최고의 향은 미용과 목욕을 마친 또르의 체취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좋은 천상의 향은 목욕하지 않은 또르의 꼬소한 체취다.
꾀죄죄한 걸레덩어리 또르에게서 풍기는 냄새는 항상 정겹고 좋다.
그건 나무향도, 가죽향도, 장미향도 아닌, “애정의 냄새”라는 것이다.
또르가 내 얼굴과 입술을 마구 핥아도 더럽게 느껴지지 않고, 달콤하다.
구수한 또르의 체취는 내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