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시흥갯골생태공원】《자연에서 맞이하는 풍요롭고 신선한 자극은 마음에 활기를 불어 넣고, 균형감을 선사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10. 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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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갯골생태공원】《자연에서 맞이하는 풍요롭고 신선한 자극은 마음에 활기를 불어 넣고, 균형감을 선사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곳 같다.

집에서 푹 쉬면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강했지만, 몸을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아침일찍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소래염전의 일부였고, 당시 상황은 영화 엄마 없는 하늘아래, 1977”에 잘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

입구의 정면과 오른쪽에는 잔디밭, 전망대, 벚꽃터널 등이 있다.

 

왼쪽으로 가면 길게 이어진 갯벌을 양옆으로 하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제법 길다.

바라지다리를 거쳐 자전거다리까지 다녀왔다.

오늘은 16천보를 걸었다.

 

처음 가보는 곳은 호기심 때문에 더 많이 걷게 된다.

게을러지려는 육체를 계속 걷게 만들어 혹사시키다 보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진다.

 

철들지 않았을 때는 경험보다 지식과 기술에 의존하며 이들의 축적에 자부심을 느끼고 그것이 최고의 진리라 믿고 살아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직접 체험한 것이 더 진실하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책이나 남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가 느끼는 직접체험, 그 오감(五感)의 즐거움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어, 걷기에는 선선해서 좋다.

세찬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고 부딛치는 소리가 들린다.

 

작은 우산과 얇은 비옷을 준비했지만, 비가 오면 그냥 맞기로 했다.

비에 맞아 홀딱 젖어본 지도 오래되었다.

 

어릴 적에는 맨발로 흙길을 걸었다.

한 발짝 한 발짝 발을 뗄 때마다 발바닥을 간질거리며 전해지는 흙의 감촉은 의외로 부드럽고 시원하다.

 

장대비 오는 날 흙길을 맨발로 걸어보고 싶다.

바람 부는 날 숲을 노니는 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싶다.

나무줄기에 귀를 대고 나무 몸통 속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