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입원 2일차 또르】《나이든 지금은 오히려 ‘건강한 신체’를 통해 ‘마음’을 다스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2. 11. 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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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2일차 또르】《나이든 지금은 오히려 건강한 신체를 통해 마음을 다스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오늘 또르의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를 다시 했다.

초음파검사 상으로는 췌장의 염증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다만 혈액검사결과 염증수치가 어제보다 더 높아졌다.

 

어제 아침부터 또르는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사료를 주어도 안 먹는다고 한다.

염증 수치가 낮아질 때까지 경과를 더 지켜보아야 하고, 식사를 하지 못해 수액을 계속 맞을 필요가 있다.

 

입원해 있는 또르를 보고 싶지만, 또르가 우리를 보면 분리불안장애가 심해질 것 같아서 의사선생님에게 또르 사진만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그냥 돌아왔다.

 

또르도 사람 나이로 하면 벌써 중년의 나이다.

경추디스크 의심증상이 있고, 신장에도 결석이 있어 방광결석수술을 받은 후에도 다시 신장결석 수술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사람처럼 또르도 중년 이후에는 여러 가지 병을 달고 살아야 하는 모양이다.

 

실은 나도 간단한 수술을 받고 퇴원을 한 후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이다.

수술을 받게 된 경위는 몇 달 전 홀렙(holep) 수술을 받은 것과 같다.

 

지난 5월에 주차를 하다가 차량 옆면을 주욱 긁었다.

패인 부분이 경미하여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그냥 타고 다니다가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고쳤다.

지금은 아니다. 다음 날 즉시 서비스센터로 보낸다.

어차피 고칠 거라면, 수리된 새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훨씬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문짝이 찌그러진 차를 찝찝하게 타고 다닐 이유가 없다.

 

홀렙(holep) 수술을 받은 이유도 전립선비대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생활하는데 불편함이나 추후 더 큰 질병으로 확대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향후 장기간 삶의 질을 현저히 악화시킬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퇴행성으로 인해 조금씩 악화된다면 불편함에 시달리다가 결국 나이 들어 수술을 받아야 할텐데, 그런 불편과 고통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엉키는 부분이 있다면, 마냥 앉아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아니라 바로바로 몸을 움직여 해결하면 된다.

지금은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자동차를 고치듯 병원에 가서 즉시 수리해서 고친다.

문제가 발생한 자동차를 무리하다가 작동시키다가 오히려 큰 고장이나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몸이 불편하고 찝찝하다면, 그러한 기분을 오래 유지할 필요가 없다.

 

예전에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생각했다.

물론 틀린 말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나이든 지금은 오히려 건강한 신체를 통해 마음을 다스린다.

몸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집중력도 강해지고 매사에 의욕이 넘치며,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해진다.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나고 매사가 귀찮다.

마음 다스리기는 잠시 뒤로 미루어도 좋다.

오히려 몸을 통해 마음을 다스려 보자.

 

늙으면 기름때가 끼고, 부품에 녹이 슨다.

신체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즉시 수리하고 고쳐야 한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건강하다는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아지고 사는 것이 재미있어진다.

그것이 행복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노년의 삶에 대하여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나에게도 죽음에 순응하고 체념해야 할 시점이 분명히 올 것이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최대한 분노하고 저항할 것이다.

웨일스의 시인 딜런 토마스(Dylan Thomas)는 이렇게 적었다.

순순히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마라,

늙은이는 일생의 끝자락에 흥분하고 소리쳐야 한다;

분노하라, 빛이 죽어가는 것에 분노하라.”

 

지금 받은 수술에서 신체가 완전 회복되면,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PT도 꾸준하게 받고, 일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열정적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매 순간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