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화려한 말’보다는 ‘소박한 몸짓’이 더 정직하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6. 1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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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말’보다는 ‘소박한 몸짓’이 더 정직하다.]【윤경변호사】

 

<종이컵 사이에 두기>

 

지난 주말, SBS에서 방영한 “짝”이라는 교양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오래 전에 방영했던 인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교양’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오락’ 프로그램에 가깝다.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 누구끼리 짝이 될지, 누가 누구에게 관심을 갖는지는 ‘말’보다는 ‘몸짓’만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감(feel)'으로 느낀다.

 

남자 1호는 마주 앉은 여자 1호와의 사이에 종이컵을 두었고, 남자 2호는 여자 2호와의 사이에 있던 컵을 옆으로 치웠다.

이렇게 종이컵을 둔 위치와 방식에 따라 속마음이 나타난다.

실제로 남자 1호는 여자 1호에게 별다른 호감을 느끼지 못했고, 남자 2호는 여자 2호에게 좋은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종이컵을 사이에 두는 것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해 ‘방어막’을 치는 것이다.

여자가 팔짱을 끼거나 핸드백을 껴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지면 절대 ’팔짱‘을 끼지 않는다.

 

여성참가자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여자 3호는 종이컵을 구긴 채 탁자 위에 올려 두었다.

선택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의 표시다.

 

<‘미러링(mirroring, 따라하기)’>

 

남자 2호는 말을 할 때 여자 2호의 제스처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거나 호감을 느낄 때 보이는 현상으로, 보는 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미러링(mirroring)’이라고 한다.

남자 2호는 여자 2호에게 관심이 있음이 분명하다.

 

상대방의 말을 따라하며 맞장구를 치는 것은 분명한 호감의 표시다.

서로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미러링(mirroring, 따라하기)’이 나타난다.

 

<거리 좁히기>

 

남자 1호는 여자 3호에게 말할 때 의자를 앞 쪽으로 당겨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말을 이어간 반면, 여자 3호는 짧은 대답만 내놓았다.

남자 3호는 등을 의자에 붙인 채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모았으며, 여자 1호 역시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바짝 붙인 채 다리를 꼰 자세를 취했다.

남자 2호는 몸과 발 모두 여자 2호를 향해 있었지만, 아쉽게도 여자 2호는 다른 커플들의 대화에 자주 눈을 돌렸다.

 

몸을 상대방에게 근접시킨 남자들은 모두 상대 여성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상대방과의 거리는 친밀감을 나타낸다.

좋아할수록 가까이 있고 싶은 것이다.

 

여자가 핸드백을 남자 가까이 둔다면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핸드백은 여성에게 신체의 일부와 같다.

 

<몸은 마음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리킨다.>

 

마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여자의 발과 무릎이 자신이 아닌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다면 여자는 상대방에게 비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머리에서 먼 신체부위 일수록 감정이 솔직히 들어난다.

좋아하면, 무릎이나 발 끝이 상대방을 향한다.

 

무릎이나 발끝이 사랑하거나 호의를 갖는 사람 쪽으로 향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이다.

이때 상대를 향한 발끝이 서로 닿을 만큼 가까이 있다면, 다른 사람이 자기들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겉으로 좋은 관계처럼 보여도 무릎이나 발끝이 서로 반대방향을 향하고 있다면, 속마음은 상대로부터 멀어져 있거나 상대에게 적극적인 관심이 없음을 나타낸다.

 

결국 남자 3호와 여자 3호가 커플이 되었다.

 

나만 정답을 고른 줄 알았는데, 우리 아이들 모두 맞췄다.

시청자들의 느낌은 모두 동일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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